이재용, 내달 손정의와 회동···'ARM 빅딜설' 현실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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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내달 손정의와 회동···'ARM 빅딜설' 현실화 논의

윤동 기자 입력 : 2022-09-21 19:09: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를 두고 내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회동한다. ARM은 전 세계 모바일 칩 설계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핵심 기업이다. 인수가 현실화한다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21일 오후 남미·유럽 출장을 마치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ARM 경영진 회동과 신사업 성과에 관한 질문에 "ARM 경영진은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 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서울로 오신다"며 "아마 그때 그런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ARM의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5%는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최대 주주로 유명한 세계 최대 벤처 투자 펀드인 비전펀드가 갖고 있다.

ARM은 삼성전자가 올해 초 대형 인수·합병(M&A) 계획을 공식화한 뒤로 꾸준히 후보로 거론돼온 업체다. 이번 이 부회장 발언으로 공식적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ARM은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칩 설계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예상 인수가는 50조~70조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25조원에 달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출장길에 올라 멕시코·파나마 등 중남미와 캐나다, 영국을 거쳐 이날 귀국했다. 그는 "이번 출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정말 열심히 회사를 위해, 우리나라를 위해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만났고, 이어 13일에는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과 면담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영국에서는 당초 리즈 트러스 총리와 만나 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일정을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사로 임명받아 런던을 가려했지만 여왕께서 돌아가셔서 입장이 바뀌었다"며 "여왕님 장례식에 참석은 못했지만 같은 도시에서 추모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연내에 회장 승진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회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간 삼성 안팎에서는 정부의 복권 조치로 5년간의 취업제한에서 벗어난 이 부회장이 조만간 회장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왔다. 이 부회장은 2012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10년 가까이 같은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출장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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