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檢총장, 이원석 내정...검수완박 대응·前정부 수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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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첫 檢총장, 이원석 내정...검수완박 대응·前정부 수사 속도

신진영 기자 입력 : 2022-08-18 15:37:26
  • 대검 "인사청문회 준비단, 대검 안에 만든다"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으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53·사법연수원 27기)가 지명되면서 검찰은 '정상화'를 위한 과제에 직면했다. 내부적으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과 관련해 검찰 조직을 안정시켜야 하고, 검찰 본연의 임무로는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 주요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차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임명 제청되고, 윤 대통령이 지명하면서 그간 있었던 '식물총장 우려'는 불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차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 등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총장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공정하게 검찰을 이끌어 나가라는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차장은 전남 보성 출신으로 서울 중동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서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한 장관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로,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이 차장검사는 수원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당시 대검 검찰연구관이던 윤 대통령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의혹 사건을 수사해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직접 조사했다. 

이 차장은 201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었을 때 윤 대통령, 한 장관과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고 구속했다. 윤 대통령이 2019년 검찰총장으로 부임했을 때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보좌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때인 2020년 '윤석열 사단 해체'를 이유로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되고 이후에는 제주지검장으로 옮겼다. 
 
'검수완박' 대응·주요 수사 속도 유지 과제
이 차장이 검찰총장에 오르면 오는 9월 10일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취임할 가능성이 높다. 대검 차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기 때문에 그 사이 '검수완박' 대응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서울고검에 청문회 준비단을 꾸린 과거와 달리) 대검 안에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차장이 검찰총장에 지명되면서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같은 전 정권 비리 의혹 수사 결과가 빠르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몇몇 수사는 연이은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했고, 주요 피의자 소환 전망도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차장은) 직무 대리로 인사 이동을 진행했고, 전 정부 수사 상황을 정비해왔다"며 "지금처럼 빠른 수사 속도를 유지하는 데 흔들림 없이 갈 것"이라고 했다.  

이 차장은 해당 수사를 지휘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면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이재명 의원의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수원지검에서는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의 수장으로 내부적인 결속을 다져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이 차장은 '윤(尹) 사단 챙기기' 비판을 받았던 세 번의 검찰 인사 등으로 "특수통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조직을 다스려야 한다. 
 
'기수역전' 인사...사법연수원 24~26기, 잔류할 듯 
이 차장이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으로 내정되면서, 이 차장보다 선배 기수인 사법연수원 24~26기의 거취가 주목됐다. 그러나 대규모 고위 간부급 인사를 한 지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 차장의 선배 기수인 고검장이나 검사장급 간부는 조직 안정을 위해 잔류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차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높은 이들은 총 19명이다. 고검·지검에 지휘부로 총 15명이 재직하고 있다. 함께 총장 후보로 추천된 여환섭 법무연수원장(24기)과 김후곤 서울고검장(25기), 이두봉 대전고검장(25기)도 이 차장보다 선배들이다. 이외 25기 고검장은 4명, 26기 검사장은 5명, 이 차장과 동기인 27기는 3명이다. 

또 이 차장의 선배 기수나 동기가 용퇴를 하게 되면 '대규모 지휘부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다. 세 번의 검찰 인사로 가까스로 정비한 검찰 조직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다음 정기 인사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 차장이 총장에 지명 되면서 대검 차장 자리가 비게 되는 만큼 총장 취임을 앞두고 검찰 후속 인사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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