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정석 SK증권 디지털부문장 "디지털자산 급성장, SK증권 도약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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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초대석] 박정석 SK증권 디지털부문장 "디지털자산 급성장, SK증권 도약의 기회"

이재빈 기자 입력 : 2022-06-20 15:56:05

박정석 SK증권 디지털부문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디지털부문은 SK증권을 초대형 증권사로 견인할 가장 중요한 사업부 중 하나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박정석 SK증권 디지털 부문장은 SK증권이 디지털 부문에 힘을 싣는 까닭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SK증권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부문은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투자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함으로써 디지털자산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SK증권은 2021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IB총괄과 디지털 부문을 신설했다. IB총괄 부문은 박태형 사장이, 디지털 부문은 박정석 부문장이 수장을 맡았다. 증시가 부진함에 따라 수익성 강화를 위해 IB총괄을 신설함과 동시에 미래를 위한 디지털부문에 힘을 실어주는 두가지 변화에 집중한 것이다.

◆ 디지털 부문, SK증권 도약 이끌 사업부

박 부문장은 디지털 부문에 대해 "IB 부문이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B2B 분야라면 디지털 부문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분야에 중점을 둔 사업부"라며 "과거에는 개인투자자 대상 영업이 지점을 바탕으로 하는 오프라인 위주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영업의 무대가 디지털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SK증권은 디지털 환경에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부문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환경에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ABCD' 기술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ABCD 기술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다. 이들 기술을 통한 고객 경험 차별화가 새로운 경쟁의 기준을 만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박 부문장은 "개인투자자 움직임은 증권사보다 빠르다. 이미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HTS나 MTS로 주식을 거래하고 디지털 환경에서 투자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며 "고객들은 이미 디지털 환경으로 넘어간 지 오래"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투자 플랫폼이 컴퓨터(HTS)에서 스마트폰(MTS)으로 넘어온 지 약 10년이 흘렀다"며 "이제는 고객 경험이 새롭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MTS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까지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투자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문장은 아울러 "디지털 환경을 선점해야 증권사 간 경쟁구도에서 SK증권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사실상 경쟁구도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며 "특히 STO 등 디지털 자산사업에 대한 사업환경이 구체화되고 있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부문은 2016년 모바일사업팀으로 출발했다. 꾸준히 규모를 확대한 끝에 7년 차에 접어들면서 부문으로 승격한 것이다. 박 부문장은 부문 승격 이후 디지털 전문 인력을 대거 확충해 조직력과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조각투자 플랫폼과의 협업도 디지털 부문이 이뤄낸 성과다.

"AI컨택센터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

박 부문장은 디지털 부문 출범 후 성과로 'AI컨택센터'를 제시했다. AI컨택센터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AI가 사전에 파악해 원하는 업무를 부드럽게 처리하는 일종의 디지털 고객센터다. MTS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SK증권이 준비하고 있는 투자 플랫폼이다.

박 부문장은 "현재 MTS 등 디지털플랫폼이 보편화 되었으나 여전히 고객이 직접 메뉴에서 본인이 원하는 항목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불편함은 여전하다"며 "AI컨택센터는 지점을 방문한 것처럼 자동으로 원하는 서비스와 해당 서비스 이후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준다. 예를 들면 ID찾기 이후 패스워드 찾기와 로그인까지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부문의 최종 목표는 결국 개인화다. 고객마다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사전에 확인해 최적화된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SK증권이 제공하는 디지털 환경은 고객이 필요로 하고 궁금해하는 것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응대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부연했다.
 

박정석 SK증권 디지털부문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디지털 기술 활용해 다양한 자산으로 수익 창출할 수 있는 길 만들겠다"

부동산 조각투자, 디지털자산유동화증권(DABS) 등 디지털자산 역시 SK증권의 미래 먹거리로 지목됐다. 디지털자산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소비자보호 체계가 불안정했는데 최근 루나 사태 등을 계기로 소비자보호에 강점이 있는 전통적인 증권사들이 해당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부문장은 "가상자산, 즉 디지털자산은 혁신의 정도를 넘어서서 아이디어와 질서를 바꾸는 파격적인 자산이다. 하지만 최근 루나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보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그간 디지털자산 투자에서는 금융회사들이 배제됐지만 앞으로는 투자자보호 체계를 갖춘 금융회사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본다. 새로 출범한 정부가 가상자산들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는 것도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증권은 특히 DABS의 발행 및 유통을 통한 증권형토큰사업(STO) 활성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K증권은 부동산조각투자업체 펀블, 미술품조각투자업체 열매컴퍼니 등과 전략적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실물자산을 STO와 연동해 발행하는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디지털자산 분야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박 부문장은 "다양한 자산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STO 발행을 통해 유통하면 증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을 준수해야 하므로 SK증권이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부동산이나 미술품 외에도 지식재산권 등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증권화해 무형자산 발행시장도 활성화하겠다. 소수 자본가가 누리던 자산 수익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청구권을 발행하는 것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분류된다. 결국 이들 수익청구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전통증권사인 SK증권이 활약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수익청구권 발행은 이미 상용화된 음악과 SK증권이 협력사와 함께하고 있는 부동산과 음악을 비롯해 상표권, 특허권, 개발권 등이 발행 대상이 될 수 있다.

◆ 디지털자산 투자자 보호도 중요한 요소···안정성이 키포인트

그는 디지털자산을 통한 수익 추구 가능성과 함께 소비자보호에 대해서도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기존 디지털자산이 수익성 추구에만 방점을 뒀다면 SK증권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박 부문장은 "그간 전통 증권사가 디지털자산을 향한 모험에 소극적이었다. 기본적으로 금융회사 임직원은 선한 관리자 의무가 있기 때문에 도덕성과 전문성이 최우선으로 작용함으로써 소비자보호 문제를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며 "이로 인해 금융회사들의 디지털자산 참여가 배제되면서 소비자보호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고 실제로 최근 루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 같은 의구심이 현실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직 금융회사가 디지털자산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신뢰성을 지킬 수 있는 선에서 디지털자산사업을 꾸준히 추진·검토하고 있다. 이들 디지털자산이 자본시장법에 편입되는 순간 SK증권이 최고의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며 "SK증권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가장 강조하는 집단이다. 선관 의무를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투자 시대를 꾸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 카카오·토스, 디지털 분야에서 앞서 있지만 SK증권만의 차별화로 맞설 것

박 부문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디지털 선두 주자로 꼽히는 카카오와 토스에 대해서는 차별화 전략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나 토스는 디지털 고객경험 측면에서는 분명 앞서있는 상태"라며 "전통적인 증권사는 기존 인프라와 전산환경을 고려하며 디지털화를 진행하지만 이들은 공터에 디지털 최적화를 설계하고 계획적으로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SK증권의  상대우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종합증권사로서 다양한 금융상품과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더 도움이 되는 상품과 서비스 차별화로 맞설 계획"이라며 "결국 상품과 콘텐츠의 차별화가 핵심인 셈이다. 디지털 고객 경험에 대한 부분도 늦지 않도록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석 디지털부문 부문장은

◆학력
▷국민대 디지털금융 MBA 석사

◆경력
▷1999년 SK증권 입사 ▷온라인서비스총괄 ▷고객행복센터장 ▷모바일사업팀장 ▷디지털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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