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50년 만에 최악 가뭄인데"...싸이 '흠뻑쇼'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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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돋보기] "50년 만에 최악 가뭄인데"...싸이 '흠뻑쇼' 갑론을박

권성미 기자 입력 : 2022-06-08 10:48:10
  •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콘서트

  • 싸이 "식수용으로 회당 300t 쓴다"

  • 지난달 강수량 1973년 이후 최저

  • 누리꾼 "자중해야" vs "정당하다"

지난 2018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 경기장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 공연 모습. [사진=연합뉴스]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밥상 물가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가수 싸이가 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콘서트를 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싸이(본명 박재상·45)는 지난 4일 공식 SNS를 통해 코로나19로 멈췄던 여름 콘서트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2’의 개최 소식을 전했다.
 
‘흠뻑쇼’는 관객이 물에 흠뻑 젖은 상태로 무더위를 날린다는 콘셉트의 싸이 대표 콘서트로, 이번 공연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앞서 싸이는 지난달 4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흠뻑쇼’에 사용하는 물에 대해 “다 마실 수 있는 물을 쓴다. 식용 물을 사는 것”이라며 “물값이 진짜 많이 든다. 콘서트 회당 300t 정도 든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그는 “경기장 수도와 살수차까지 동원한다. 경기장에서 하면 경기장에 수도가 있는데 런웨이 밑 수조에도 물을 담아 놓는다”며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현재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공연 내내 사방에 물을 뿌려 관객과 가수가 모두 흠뻑 젖은 상태로 즐기는 콘셉트의 공연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물이 말라 바닥이 쩍쩍 갈라진 충남 태안군 이원면 이원 간척지 수로. [사진=연합뉴스]

지난 겨울부터 평년보다 눈·비가 적게 내리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온 국토가 가뭄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월 강수량은 평년의 6%인 5.8㎜로, 197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4∼6일 충청과 남부 지역에 내린 단비로 해갈하기는 역부족이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농업·생활용수 등 물 부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천수답(농사에 필요한 물을 빗물에만 의존하는 논)과 섬 지역 등에서는 용수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흠뻑쇼’와 관련해 누리꾼들의 설전이 뜨겁다. 상당수 누리꾼들은 “가뭄 때문에 난리인데 시대 역행이다”, “필요 이상의 자원을 쓰는 건 지양해야 한다”, “굳이 식수 300t을 써야만 재미있나요”, “싸이 같은 영향력 큰 가수가 다른 방식으로 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가 기후 위기인데 요즘 같은 때엔 자중할 필요가 있죠”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그런 식이라면 워터파크, 수영장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하는 공연인데 지나친 비판”이라는 등의 반박도 했다.

싸이의 ‘흠뻑쇼’는 오는 7월 9일부터 8월 27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며, 정확한 공연 회차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7일 관계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가뭄 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부처 간 가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 2회로 확대 개최하기로 했다. 또 농업용수 주관 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와 가뭄 상황 회의를 매일 열고 대응 상황을 챙길 계획이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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