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손실보상 지급 기준’ 지적 쏟아져… 권칠승 장관 “지나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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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감] ‘손실보상 지급 기준’ 지적 쏟아져… 권칠승 장관 “지나친 기대”

김경은 기자 입력 : 2021-10-22 05:00:00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급 기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손실보상 지급 대상과 규모를 확대해 더 많은 소상공인이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지급 기준 변경은 불가하다는 뜻을 거듭 피력했다.

권 장관은 이날 손실보상 지급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손실보상제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모든 걸 해결해줄 수 있다는 오해가 있어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손실보상 지급 대상 확대 불가… 제외업종은 별도 지원”
오는 27일부터 신청을 시작하는 손실보상금 지급 대상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1항제2호에 따라 지난 7월 7일부터 9월 30일 사이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아 손실이 발생한 소기업으로, 매출 손실액에 따라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억원을 지급받는다.

앞서 지급된 소상공인 대상 재난지원금(희망회복자금·새희망자금 등)은 경영위기업종을 포함했지만 손실보상에선 제외됐다. 여야 의원들은 경영위기업종을 비롯한 간접피해업종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을 이날 열린 종합 국감 내내 수차례 제기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실보상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며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과 같은) 행정명령에 대한 피해만 보상하지 말고, 여행‧공연‧숙박업 등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재난 상황을 겪은 업종에 대한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손실보상법을 만들 때부터 다 (논의)했던 이야기”라며 “법문상 기준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손실보상 대상을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도 손실보상 지급 대상과 관련해 “영업시간 제한은 (대상이) 되고 인원 제한은 왜 안 되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손실보상금 산정 시 보정률 80%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보정률 100%를 적용해야 손실보상의 본뜻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손실보상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돼 있고 손실보상금 지급 기준과 시기를 모두 장관이 고시하게끔 돼 있다”며 “장관이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가 없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권 장관은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손실보상법상 간접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은 불가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이 손실보상 제외업종에 대한 보상 계획을 묻자, 권 장관은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각 업종별) 속사정을 잘 알고 있는 소관부처에서 맞춤형 정책을 만드는 게 효율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손실보상 제외 업종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 마련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묻는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현재 관계 부처와 협의 중에 있다”며 “중기부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업제한 3개월에 손실보상 10만원뿐… 권 장관 “제도의 한계”
손실보상금 하한선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이후 매출 하락을 막기 위해 배달‧포장을 시작하면서 매출이 증가해도 일회용기 비용, 배달앱 수수료 등이 함께 늘어 오히려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드러나지 않는 피해를 고려할 때 손실보상 최소금액 10만원은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닌가”라며 “자영업자들은 3개월 동안 영업제한을 당하고도 손실보상으로 10만원만 받게 될 상황인데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권 장관은 “하한선 문제는 손실보상이라는 제도의 본질이다. 피해를 본 만큼 지급한다는 본질적인 문제”라며 “(손실보상제의) 기본적인 속성이고 한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의 답변은 매출 손실액에 따라 손실보상금을 산정하는 만큼, 매출이 비교적 적게 감소했다면 적은 규모의 보상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매출 늘면 재난지원금 환수?… 권 장관 “적절치 않다”

질의를 받고 있는 권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날 국감에서는 이전에 지급한 소상공인 대상 재난지원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중기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소상공인에게 2∼4차 재난지원금(새희망‧버팀목‧버팀목플러스자금)을 지급했다.

이 지원금을 받은 소상공인 사업장 376만곳 중 98만6567곳(26.5%)은 코로나19 전보다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매출이 많이 늘어난 소상공인의 지원금을 환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권 장관은 같은 질문에 다른 뜻을 내비쳤다.

신정훈 의원이 “새희망자금과 버팀목자금 지급 당시 매출 감소 확인이 불가해서 선지급 후정산하기로 했는데, 어제 홍 부총리 답변을 보니 매출이 많이 늘어난 업체는 지급된 재난지원금을 환수할 방침이라고 한다. 기재부와 중기부가 합의했나”라고 묻자, 권 장관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신 의원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간접적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환수하겠다는 얘기는 위험하다. 신중해야 한다”고 하자, 권 장관도 “동의한다. 저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업공고가 나갈 때 (환수하겠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국회와 행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중기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알고도 묵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기부 재난지원금 태스크포스(TF)에선 계절적 요인에 따라 상·하반기 매출액 차이가 커 연간 매출액 비교만으로는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내용을 보고했지만 이를 중기부가 지급 기준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애매한 매출 상승으로 지원금을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실무TF가 보고한) 문건에 대한 해석 차이지, 사각지대를 알고도 외면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밖에 종합 국감에서는 재난지원금‧손실보상금 이외에 중기부 현안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최근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이슈에 대한 중기부의 역할론이 대표적이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대리운전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신청과 관련해 “카카오와 대리운전업계의 상생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중기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 이달 말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직접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권 장관은 “독려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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