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도 우려 표한 '기업부채'…'대출 관리-코로나 지원 연장' 투트랙 가나

배근미 기자 입력 : 2021-09-13 18:00 수정 : 2021-09-14 08:20:57
배근미 기자 2021-09-14 08: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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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기업부채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그 심각성을 직접 언급할 정도로 기업부채 건전성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 속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상 대출 만기 추가 연장 지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다소 상반된 정책 기조 속에 금융당국이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 직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계부채뿐 아니라 기업부채도 걱정해야 한다”면서 화제의 중심을 기업부채로 돌렸다. 그는 이어 "개별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철저히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기업부채가) 단순히 부실이 이연되는 식이면 곤란하기 때문에 관리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기업부채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 위원장이 이날 언급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비율'은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기업부채) 비율은 111.6%로 1년 전보다 6.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기업신용 비율은 가계신용 비율(104.7%)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발표 당시 한은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책당국 금융지원 조치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업대출 증가세는 최근 통계 결과에서도 두드러진다. 한은에 따르면 8월 중 은행권 기업대출 규모는 1041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7조9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8월 증가폭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전체 기업대출을 견인한 것은 중소기업대출(+7조5000억원)로, 개인사업자대출(+3조4000억원) 등도 모두 8월 기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관리의 일환으로 강도 높은 대출규제와 돈줄 죄기에 나서고 있는 반면 기업부채의 경우 '관리'에 나서기에는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으로 자금수요에 허덕이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아서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기업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와 반대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금융지원에도 팔을 걷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고 위원장은 지난 9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및 소상공인·중소기업 단체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많은 만큼 실물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금융권 의견도 수렴해 빠른 시일 내에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방역상황 등이 더 심각해진 점을 거론하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당장 이번주 중 구체적인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의 3차 재연장 여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대출 만기를 내년 3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에는 당국과 금융권이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지만 이자 상환 유예를 두고는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이자 상환 유예도 재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나 앞서 언급된 기업부채 관리 및 연착륙 측면에서는 이자 상환 유예부터 종료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뜩이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예기간이 늘어날수록 원금과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며 "계속되는 만기연장에 따른 착시효과로 부실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부채 관리 등 측면에서 무조건 연장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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