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제 은행에 맡기세요"...가상자산 은행 보관 가능해진다

서대웅 기자 입력 : 2020-11-25 19:00 수정 : 2020-11-25 19:10:04
-KB 내달 '코인 지갑' 키 보관 서비스 -소유권 이전 없고 비번 분실해도 안심
서대웅 기자 2020-11-25 19:10:04
  • 카카오스토리
  • 밴드
  • 웨이보
  • URL 공유하기
  • 카카오톡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조만간 은행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주요 은행의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서비스 도입이 가시화하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한 고객의 '코인 지갑' 키(Key)를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이르면 다음달 초 내놓는다.

코인 지갑은 일종의 예금통장 개념이다. 예금통장과 코인 지갑의 차이점은, 예금액은 은행계정으로 잡혀 은행이 대출 등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반면, 코인 지갑에 들어 있는 가상자산은 소유권이 은행으로 이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보관(커스터디)만 가능한 것이다. 현재는 고객이 코인 지갑의 키(비밀번호)를 분실하면 투자한 금액을 모두 잃게 되지만, 은행이 키를 보관하면 고객이 키를 분실해도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블록체인 업체 2~3곳과 손잡고 조인트벤처 방식의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법과 '특정금융 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은행은 가상자산을 직접 수탁할 수 없다. 국민은행의 투자 지분율은 최대 1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하고 사업화를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농협은행도 가상자산 커스터디 플랫폼 구축에 나선 상태다.

은행들이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적극적인 것은 이 시장이 미래 먹거리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단순 보관 업무만 맡지만, 향후에는 가상자산을 펀드에 담는 등 기존 금융 서비스와의 연계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한 영향이 컸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는 은행망을 거쳐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외국환 거래 통제를 받지 않는다"며 "글로벌 은행들이 이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데, 국내 시장마저 뺏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지난 4월부터 가상자산 계좌를 취급하고 있으며,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지난달 가상자산 거래소를 만들어 직접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 진출을 검토했으나, 개정된 특금법 시행령이 공개된 이후 중장기 관점에서 재검토 하기로 했다.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진출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반해 주요국들은 은행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의 금융감독원 격인 미 통화감독청(OCC)이 은행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제공을 허가했고, 앞서 지난해 말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도 은행들에 관련 라이선스를 내주기로 했다. 미 가상자산사업자인 크라켄은 아예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