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IPO 이끈 남궁훈, PC방서 ‘한게임’ 신화 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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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IPO 이끈 남궁훈, PC방서 ‘한게임’ 신화 쓴 주인공

정명섭 기자 입력 : 2020-09-11 00:01:00
  •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1998년 한게임 창업 전 PC방서 동고동락... 창업자금 마련에 힘 보태

  • 카카오가 2015년 '엔진' 인수, 남궁훈-김범수 재결합... 게임 사업 개편해 카카오게임즈 출범

  • 남궁훈 "나이키와 같이 일상 즐겁게 하는 회사 될 것"

카카오게임즈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날부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의 상장 첫날 상한가)’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IPO(기업공개)를 주도한 남궁훈 대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과 1998년에 온라인 게임 포털 한게임을 창업한 멤버로 잘 알려졌다. 1997년 당시 삼성SDS에 함께 근무한 것이 인연이 됐다.

당시 남궁 대표는 김 의장이 운영하던 PC방 한 켠에서 동고동락했다. 그는 전국 PC방을 돌며 김 의장과 개발자들이 만든 PC방 관리 솔루션을 팔아 2억여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는 한게임이 창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한게임은 네이버와 합병을 거쳐 NHN으로 사명을 바꿨고, 남궁 대표는 NHN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장, NHN 인도네시아 법인 총괄, NHN USA 대표를 역임했다.

2008년 김 의장이 NHN을 퇴사하고 카카오를 창업하면서 남궁 대표와의 인연이 멈췄다. 그동안 남궁 대표는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5년 카카오가 남궁 대표가 이끄는 게임 퍼블리싱 기업 ‘엔진’을 인수하면서 남궁 대표가 카카오 CGO(최고게임책임자)로 합류, 두 사람은 재결합했다. 엔진은 카카오와 포털 다음의 게임 사업이 합쳐지면서 2017년 ‘카카오게임즈’가 됐고, 남궁 대표와 조계현 대표가 각자 대표 체제로 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출범 4년여 만에 카카오 매출의 10% 이상을 책임지는 계열사로 성장했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 기업공개에 성공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오히려 기회가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자 대표적인 비대면 콘텐츠인 게임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남궁 대표는 최근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나이키처럼 모든 국민이 재미있게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카카오게임즈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게임들의 흥행 여부가 카카오게임즈의 앞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남궁 대표의 가장 큰 숙제다. 그가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강소 개발사를 인수합병(M&A)하는 데 쓰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한편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첫날 6만2400원으로 마감하면서 우리사주 조합원들도 주당 3만8400원, 총 584억원의 평가차익을 얻게 됐다. 카카오게임즈와 계열사를 포함해 우리사주 조합원들은 140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를 1인당 평균 평가차익으로 환산하면 약 4200만원이다.

우리사주 외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은 직원들은 1인당 5억원 이상의 차익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임직원 총 443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남궁 대표와 카카오게임즈 경영진들은 이번 IPO로 큰 돈을 만지게 됐다. 남궁 대표가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주식 241만2500주의 평가액은 10일 기준 1505억원으로 훌쩍 뛰었고, 15만주를 보유한 조계현 각자 대표는 스톡옵션 평가차익 72억원에 보유주식 평가액이 94억원까지 올랐다.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한 게임 개발사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의 주식 56만6824주의 평가가치는 354억원이다.
 

남궁훈(왼쪽),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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