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랜드마크①]서울의 중심에 '푸른 유리궁전'…서울특별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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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랜드마크①]서울의 중심에 '푸른 유리궁전'…서울특별시청

박기람 기자 입력 : 2020-05-13 07:00:00
  • 6번의 설계…'진통 끝' 개성과 환경 잡은 서울시청 신(新)청사 탄생

  • '민주주의 상징'된 서울시청…'일제 잔재' 구청사와 만인의 서울광장

근래 한국은 역사상 최고의 문화 부흥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된 남자 아이돌 BTS(방탄소년단), 베트남의 축구 영웅 '쌀딩크' 박항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등 국가대표 문화 외교관들의 활약 덕이다.

세계의 관심이 한국으로 쏠리는 가운데, 한국의 상징적인 랜드마크 상다수를 보유한 서울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서울의 랜드마크를 대표하는 건축물 50선을 조명해본다. 
 

서울특별시청 본청의 측면 모습. [사진=박기람 기자]

 

서울시청사 ‘그린 월(Green Wall)’. [삼성물산 제공]

◆6번의 설계...진통 끝 거대한 물결 형상화한 신청사 탄생

서울광장에서 서울시 청사를 보면 거대한 물결이 밀려오는 듯 하다. 푸른색 커튼월과 외관 디자인 때문이다. 설계 공모를 한 시의 의도 그대로다.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채를 띄는 데는 성공했다. 2012년 완공 당시 공공건축물 디자인으로선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회색빛 도심에 푸른색 커튼월도 눈에 띈다.  

예산 3000억원이 투입된 신청사 건립은 설계 단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일재 잔재 청산차원에서 신청삭 건립은 1980년대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신청사 프로젝트가 가시화됐다. 오 전 시장은 2006년 7월 이른바 '(깨진) 항아리 모양'에 21층 높이의 신청사 설계안을 발표하며 포문을 열었다.

거대한 건물이 주는 위압감이 덕수궁의 경관을 해치고 인근 건축물들과 조화롭지 못하다는 이유로 디자인 안은 5차례나 뒤집혔다. 결국 서울시는 4명의 유명 건축가를 초청작가로 선정하는 절차를 거쳐 건축가 유걸(아이아크 대표)의 설계안을 최종 채택했다. 2008년 3월 삼성물산이 공사를 시작했다.  

4년 5개월이 흐른 2012년 8월 신청사는 지금의 모습을 드러냈다. 1만2709㎡ 부지에 전체 면적 9만788㎡, 지하 5층~지상 13층 규모다. 외벽 커튼월은 무려 6771장의 유리조각이 사용됐다. 모양이 전부 달라 설계와 시공이 모두 쉽지 않았다고 한다.   

건물 지붕의 끝부분은 전통한옥 처마 형상으로 설계됐다. 

신청사는 친환경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청사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1∼7층 높이의 수직정원 '그린 월(Green Wall)'은 높이 28m, 폭 90m로 세계 최대 규모의 벽면 정원이다.

그린 월에는 빛이나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식물인 스킨답서스 등 14종 6만5000주의 식물이 서식한다. 본청의 공기정화기 역할을 한다. 생존력은 강하되, 건물 전체를 휘감아 버리지는 않을 정도의 식물을 찾는데 고심했다는 게 시공사 측의 전언이다.

신청사 실내 조경은 지난 2017년 세계조경가협회(IFLA)가 주관하는 2017 IFLA 아-태지역 어워드에서 빌딩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외관 디자인은 앞서 말한 대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개관 초창기에는 본청 옆면의 곡선과 불룩 튀어나온 타원형 단면에 대해 '메뚜기 머리' 잠자리 눈' '쓰나미'라는 혹평을 받았다. '해방 이후 최악의 건물 1위'라는 평가도 나왔다. 일각에선 커튼월 공법과 공공기관 청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광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철거될 뻔 했던 구청사, 민주주의 상징 서울광장

서울시청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이기도 하다. 일제강점 시절 지어진 구청사 건물과 대표적 시위장소인 서울광장이 함께 있어서다.  

현재 서울도서관인 구청사는 일제 시기 경성부청(京城府廳)으로 지어졌다. 광복 이후 서울시청사로 쓰였다. 2003년 건물의 건축적 의미와 역사적 상징성을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구청사는 철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일제 잔재 청산을 이유로 2008년 8월 구청사 기습 철거에 나섰다. 문화재청의 반대로 구청사가 다시 복원되면서 남았다.  

구청사 외벽 시계도 세월과 함께 수차례 변신을 겪었다. 박원순 시장 재임 이후 중소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로만손'이 만든 시계가 채택돼 사용되고 있다. 

서울광장은 2004년 분수대를 헐고 주변을 다듬어 지금의 잔디마당이 됐다. 잔디광장은 대청마루에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타원형이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 


 

지난해 12월 20일 개장한 시청 앞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이 즐겁게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2019.12.20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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