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석제범 IITP 원장 “2022년, AI대학원 20개, 고급인재 2000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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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초대석] 석제범 IITP 원장 “2022년, AI대학원 20개, 고급인재 2000명 키운다”

송창범 기자 입력 : 2019-11-20 00:10:00
  • AI인재 포함 ICT 전문인력 양성에 직접 뛰어들다… ICT 인재양성 ‘트리플크라운’ 기대

  • 현장 전문인력 양성소로 거듭,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 가동

“2022년까지 인공지능(AI) 대학원을 20개로 확대하고, AI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2000명 양성하겠습니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AI 인재를 포함한 ICT 전문인력 양성을 본격화한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IITP 본원에서 19일 석제범 원장을 만났다. 석 원장은 체신부,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어지는 ICT 정부부처 라인을 두루 거친 국내 최고 ICT 전문가다. 그래서 국내 ICT정책과 관련된 상황을 꿰뚫고 있는 몇 안되는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석 원장은 ICT 전문인력 부족사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자, IITP 업무의 한 축으로 ‘ICT 인력양성’을 내걸었다. ICT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육성해 국가 경쟁력 강화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석 원장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우리가 직접 양성하기로 했다”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별도로 설립하고,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AI 대학원 설립은 더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AI대학원을 통해 ‘AI 고급인재’를 키우고,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통해 ‘소프트웨어(SW) 고급인재’를 발굴하는 투트랙 전략과 함께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더해 ‘ICT 선도기술 리더급 핵심인재’를 양성한다 게 목표다. 계획대로 된다면 ICT 인재양성 ‘트리플 크라운’이 가능하다.

 

석제범 IITP 원장이 대전 집무실에서 AI 인재양성에 대한 자체적인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IITP]


◆ “AI 대학원, 2020년엔 8곳으로 확대”

석 원장은 “AI 대학원이 향후 국내 AI 분야 산‧학‧연 허브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내 AI 분야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AI 대학원의 지원 사업을 맡은 석 원장은 2022년까지 AI 고급인재 양성 목표도 이미 세워 놨다. AI 대학원을 20개까지 선정해 AI 석박사급 2000명을 배출시키기로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내년에는 AI 대학원을 8개까지 신설하고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ITP는 올해 AI 대학원 설립 대상 학교로 카이스트(KAIST), 고려대, 성균관대를 선정했다. 내년 봄학기 개설을 목표로 포항공대와 광주과학기술원 등을 추가로 선정해 현재는 5곳에 이른다. 이들 대학에는 5년간 90억원, 10년간 최대 190억원을 지원한다.

◆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12월 설립, 1000명 SW인재 동시 배출”

석 원장은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 국내에서 경험할 수 없는 혁신 교육과정을 제공해 SW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라며 “오직 멘토만 있는 자기주도 프로그램으로 SW인재를 양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 원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해외 혁신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에꼴42’를 벤치마킹해 국내에 도입한 것으로, 교수와 교재 없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산업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5G(5세대 이동통신) SW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 350억원이 투입된다. 석 원장은 “12월 중 개포 디지털 혁신파크에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연간 500명의 SW 고급인재를 양성할 계획이지만, 향후 1000명이 동시에 교육할 수 있는 인프라를 추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AI 최고 대학에 파견하는 글로벌 인재양성 시동”

석 원장은 “지난 8월 AI 분야 세계 최고 대학인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에 석‧박사급 학생들을 파견했다"며 "IITP에서 처음 시행한 프로그램으로,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교육이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석 원장이 ICT 고급인재를 키우기 위해 별도로 만든 교육 프로그램이다. 해외 연구기관과 협력해 인재를 키우는 게 목적이다. 여기에는 올해 이미 79억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 역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함께 처음 시도하는 교육 프로그램인데, 2023년까지 160명의 인력을 양성한다는 게 목표다.

해외 교육·연구 프로그램은 다양한 유형을 제공해 맞춤형으로 운영된다. 해외대학을 넘어 해외기업은 물론 해외연구소에도 파견한다는 계획이다. 파견형태에 따라 협력프로젝트형의 연구는 최대 18개월까지 진행된다. 석 원장은 “이를 통해 AI, 빅데이터,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블록체인‧핀테크 등 ICT 선도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급 핵심인재를 양성하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석제범 IITP 원장.[사진= IITP]


◆ “꿈의 기술 양자정보통신 종합계획, 올해 말 발표”

석 원장이 인재양성과 함께 공을 들이고 있는 또다른 분야가 바로 꿈의 기술로 불리는 ‘양자정보통신’이다. 이 기술은 양자의 물리학적 특성을 정보통신기술에 적용한 차세대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될 경우 초고속 연산, 획기적인 보안, 초정밀 양자센서 산업 창출 등을 실현시킬 수 있다. 특히 양자센서가 도입되면, 초정밀 영상의료진단이 가능하게 돼 ‘미세암’까지 발견해 치료할 수 있게 된다. 

IITP는 양자정보통신의 3대 사업인 양자센서와 양자컴퓨터에 각각 46억원, 60억원을 지원했다. 또 2020년에는 양자암호통신에도 49억원을 지원하기로 확정해 양자정보통신이 빠르게 자리 잡을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석 원장은 “단기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양자정보통신을 미래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양자정보통신 종합계획’(가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수립 중”이라며 “올해 말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중 로드맵이 발표되면, 양자암호통신은 10년 내 상용화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 “아프리카 돼지열병 우려, 지능형 스마트축사로 해결”

석 원장은 “국민생활, 재난안전, 미세먼지 등 ICT 기반의 사회문제 해결형 R&D에도 중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출현으로 국민들이 먹거리에 대한 심려가 컸을 것”이라며 “축사질병 예방관리를 위한 ICT 기반 지능형 스마트 안전축사 R&D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 안전축사는 돼지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실제 IITP의 이 같은 R&D 지원으로 인해 사람,돼지,환경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스마트축사 플랫폼이 세계 최초로 구축됐다. 이외에도 공중화장실 내 은닉카메라 탐지기 시제품 R&D 지원으로 국민생활 안전에도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석 원장은 “올해 사회문제해결형 R&D에는 총 69개 과제에 1185억원을 투입했다”며 “내년에는 ICT 기반 사회문제해결형 R&D 신규사업을 별도 확보해 복지증진 등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석제범 IITP 원장. [사진= IITP]


​※ 석제범 IITP 원장은?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행정고시 31회로 1987년 공직자 길에 들어섰다, 1992년 옛 체신부를 시작으로 ICT와 인연을 맺은 후 30여년 가까이 한길만 걸어온 ICT 정책전문가다. 체신부 통신기획과로 출발선에 선 이후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옛 미래창조과학부, 현재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ICT 정책 부처는 모두 거쳤다. 이 와중에 대통령비서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 생활도 경험하는 등 ICT 정책 엘리트 코스를 모두 밟은 인물이다. 부처 생활은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 실장을 마지막으로 마쳤고, 2018년 1월부터 IITP를 맡아 이끌고 있다. 그는 IITP 원장 취임 후 가장 큰 업적으로 “미화, 환경, 경비 등 용역‧파견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꼽는다. 고용불안과 처우개선을 동시에 해소함은 물론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극복한 상생의 가치 실현으로 제시했고, 대덕연구단지의 모범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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