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블록체인 이어 '반도체 굴기' 고삐...무역협상 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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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블록체인 이어 '반도체 굴기' 고삐...무역협상 또 '먹구름'?

최예지 기자 입력 : 2019-10-28 10:16:06
  • 中 반도체펀드 설립 소식, 미중 갈등 새 뇌관 되나

중국이 세계 반도체시장을 장악하려는 이른바 '반도체 굴기(崛起·우뚝섬)'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미국의 반발에도 아랑곳 않고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약 34조원 규모의 펀드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중 관계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정부가 2042억 위안(약 33조9584억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설립했다며 정부 주도 반도체 육성 펀드 설립이 미·중 무역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이번 반도체 펀드 설립 소식은 미·중 양국이 지난 25일 전화통화를 갖고 1단계 부분합의를 둘러싼 세부협상에서 진전을 이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펀드 조성에는 중국 국영 담배회사와 중국개발은행 등을 포함해 중앙·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반도체 펀드는 미국으로부터 기술 독립을 해서 반도체 굴기를 보여주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해당 펀드는 중국의 새로운 '군자금'을 비축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면서 "미국의 우려를 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중국 담당 대표보를 지낸 제프 문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이어진 국가 주도의 관행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이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고 WSJ가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앞서 중국은 2014년 자국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1300억 위안 규모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를 만들어 고성능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글로벌 기업에 대한 공격적 인수합병(M&A)도 전개했다. 이는 제조대국을 넘어 '제조강국'을 목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추진하는 산업고도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의 일환이다.

미국은 '중국 제조 2025'을 견제해 '중국이 기술 도둑질을 하고 있다', '정부가 불공정 개입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USTR은 지난해 3월 낸 보고서를 통해 "국가전략목표를 충족하기 위한 펀드 조성에 중국 정부가 깊게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18년 ZTE, 푸젠진화(FJICC), 올해 화웨이 등 중국 정보통신 기업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중국 통신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가했다.

한편, 중국은 블록체인 기술 굴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국영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베이징에서 블록체인 기술발전 현황과 흐름을 주제로 집체학습(집단학습)을 주재한 자리에서 전 세계 주요국이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국도 블록체인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 플러스(+)’를 거론하며, 블록체인이 경제·사회 발전과 융합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의 블록체인 발언 소식이 보도된 지난 25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중국 블록체인 테마주가 강세를 보였다. '중국 제1호 블록체인 테마주'라는 별칭을 가진 중국 인터넷기업 쉰레이는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108% 급등하며, 상장 5년 이래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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