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폼페이오 사단' 오브라이언, "전통 보수파이자 팀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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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폼페이오 사단' 오브라이언, "전통 보수파이자 팀플레이어"

윤세미 기자 입력 : 2019-09-19 14:30:09
  • 트럼프, 국무부 소속 오브라이언 볼턴 후임으로 임명

  • 오브라이언 인선에 폼페이오 입김..폼페이오 발언권↑

  • NYT "對중국·이란·러시아 강경 기조 지지..전통 보수주의"

  • 경험 제한적이지만 순응적..고집 센 볼턴과 반대

"미국 정가에선 오브라이언이 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으로 지명된 것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승리로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존 볼턴 후임으로 국무부 소속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명하자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렇게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차지하기 위해 볼턴과 파워게임을 벌여 온 폼페이오 장관이 볼턴을 밀어내고 자신과 함께 일해 온 오브라이언을 앉혔다는 것. 이번 인선에는 폼페이오 장관의 입김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번 인선 과정의 최대 승자가 폼페이오 장관이라는 평가와 함께 폼페이오 장관의 막강한 파워가 예고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행정부 내 안보 분야의 가장 큰 발언권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그가 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으로 지명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사진=AP·연합뉴스]


NSC 보좌관은 따로 의회의 인준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 임명과 함께 바로 직을 수행하게 된다. 오브라이언은 마이크 플린, 허버트 맥매스터, 볼턴에 이어 트럼프 취임 2년 8개월 만에 네 번째 국가안보 보좌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브라이언이 "외국에 잡힌 미국인 인질을 석방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왔다"며 "NSC 보좌관 역할도 잘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은 미국의 대외정책에 있어 대통령에게 직접 조언하는 중책을 맡게 됐지만 북한 비핵화나 대이란, 대중국 정책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주목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브라이언이 중국, 이란, 러시아에 강경 기조를 주장하는 전통적인 보수주의 외교관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5년 유엔총회 대표로 파견됐고, 부시 행정부 마지막 해에 아프가니스탄 사법개혁에 참여한 적이 있다. 미트 롬니, 스캇 워커, 테드 크루즈 등 공화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대외정책 자문역을 맡기도 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오브라이언을 10년 가깝게 알았다면서, 그를 대중 강경파로 소개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날 본지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외교안보 커뮤니티에서는 그가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 특히 중국의 해군 증강을 미국의 중대 도전과제로 보는 인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중국을 미국 국익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비판했다고 한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또 오브라이언이 "러시아, 이란, 북한이 첨단 무기를 증강하면서 미국이 직면한 난제에 대해서도 소리 높여 지적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오브라이언이 대이란 정책에선 "볼턴만큼 강경하다"고 전했다.
 
볼턴과 가장 다른 점은 그가 '팀플레이어'라는 점이다. 볼턴이 수십년에 걸친 외교 경험과 정책 운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매파 노선을 굽히지 않아 동료들과 껄끄러운 관계를 맺었다면, 오브라이언은 그 반대에 가깝다고 NYT는 분석했다. 오브라이언의 경우 정부 정책을 다룬 경험은 제한적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동료들과 무척 잘 어울리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 폼페이오 장관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오브라이언 임명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 역시 오브라이언의 동료를 인용해, "오브라이언은 팀플레이어에 가깝다. 의견이 달라도 상대를 심하게 몰아붙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에 순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브라이언은 이날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성공적이라고 추켜세우면서 "남은 1년 반이 힘을 통한 평화의 시간이 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힘을 통한 평화'는 상대를 압박해 미국 이익을 취하는 '미국 우선주의'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 대외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로스앤젤레스(LA) 출신으로 UC버클리를 졸업한 뒤 로펌을 차려 변호사로 활동했다. 20대에 천주교에서 모르몬교로 개종했다. 국무부 인질문제 담당 특사로 활동한 건 작년 5월부터다. 지난 7월 스웨덴 교도소에 수감됐던 미국인 랩퍼 에이셉 록키(A$AP Rocky) 석방을 위해 파견돼 언론에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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