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암호화폐 파문] ③ 리브라는 '탈중앙화' 암호화폐가 아니다? 금융사업 나선 페이스북의 속내

강일용 기자 입력 : 2019-06-25 11:21 수정 : 2019-07-01 08:27:41
블록체인 업계 "리브라는 탈중앙화 암호화폐 아냐" 지적 페이스북, 이용자 금융 정보 활용한 신규 사업 설계 예측... 현재는 강한 부정 중
강일용 기자 2019-07-01 08: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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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개인의 금융 정보를 활용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평가다. 리브라 협회에 비자, 마스타카드, 페이팔 등 글로벌 핀테크 업체들이 참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진=페이스북 캘리브라 CI]


25일 리브라 백서에 따르면 리브라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블록체인 ▲실제 자산을 바탕으로 한 직관적인 가치 제공 ▲페이스북 대신 독립적인 기관인 리브라 협회를 통한 생태계 통제 등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설계됐다.

실제로 이용자의 리브라 이용내역은 리브라 블록체인에 모두 저장되며,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리브라 협회 소속 기업과 기관들은 리브라 블록체인에 접근해 이용자의 금융정보를 열람하고 신용평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방대한 이용내역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리브라 협회에 가입된 단체들에 과도한 권한을 주는 것을 두고 리브라가 '탈중앙화'라는 암호화폐의 핵심 가치를 잊고 중앙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이더리움의 공동 설계자인 조셉 루빈은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분산화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프로젝트 구조는 중앙화된 시스템이나 다름 없다"며, "향후에는 29곳의 협회사 대신 누구나 블록체인 시스템을 검증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켈리 BK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는 "리브라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기존 암호화폐는 신뢰를 담보하는 제 3자 없이 암호 기술을 기반으로 당사자간 거래를 진행하지만, 리브라는 리브라 협회와 리브라 적립금이 신뢰를 담보하고 거래를 검증하는 역할을 하는 등 페이팔과 같은 기존 핀테크 서비스와 구조 상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정보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려 한다는 업계의 분석을 부인하고 있다. 기존 SNS와 금융 데이터를 확실히 분리하기 위해 캘리브라라는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했고, 캘리브라를 통해 리브라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브라가 시중에 출시되더라도 당장 재화를 구매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리브라를 통한 직결제는 리브라 협회에 참여한 이베이, 스포티파이, 우버, 리프트 등에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이 리브라 협회 참여사를 5배 가까이 늘리려는 이유도 리브라 사용처를 늘리려는 것에 있다. 하지만 리브라가 시중의 법정화폐와 고정된 비율로 교환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인 만큼 수수료 없는 글로벌 송금이나 환전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페이스북은 향후 수십억명이 이용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리브라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 처리량과 지연 속도를 개선하고, 보안 중심의 안전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무브'라는 새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리브라 블록체인을 설계했다. 고도의 보안을 위해 블록체인 업계의 표준인 비잔틴 장애 허용(BFT) 알고리즘을 활용한 검증 시스템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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