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에 '코인 대박'이 났다. 수수료로 받는 가상화폐는 꾸준히 쌓이는데 사실상 매도가 불가능해 강제로 버티게 됐다. 원화거래소 업비트를 보유한 두나무가 지난해 3분기 보유한 비트코인은 6000억원 규모였지만, 현재 1조600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비트코인 1만5561개, 이더리움 8519개 등을 보유했다.
지난 13일 종가(업비트 기준)로 계산해 보면 두나무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1조6202억원, 이더리움은 480억원 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말 시세 기준 비트코인의 평가금액은 5698억, 이더리움은 186억원 수준이었지만 반년 새 2.5배가량 뛰었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함께 다음 달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코인 시세가 급등하며 보유 가상화폐 가치도 급등한 것이다.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보다 국내 가격이 높은 '김치프리미엄'이 붙은 한국에서는 국내 원화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개당 시세 1억원을 돌파했다.
원화 거래소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거래소 빗썸을 보유한 빗썸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비트코인 495개(515억원), 이더리움 1만1870개(677억원)를 포함 다양한 가상자산을 보유했다. 중소 거래소인 (2022년 말 기준) 코인원은 비트코인 235개(244억원)를 보유했으며 코빗은 270개(281억원), 스트리미는 16개(16억원)를 보유 중이다.
해당 코인들은 거래 수수료나 환전 수수료 등으로 거래소에 쌓인 것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마켓에서는 거래가 비트코인으로 이뤄지고 수수료 또한 비트코인으로 발생해 거래소로 들어온다.
그러나 해당 가상화폐는 당장 팔아서 차익을 챙길 수 없는 ‘그림의 떡’이다. 현금화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자산 관련해서 명시적으로 매매와 관련한 금지 규정은 없다"며 “다만, 시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매매 시 자사 거래소가 아닌 타 거래소에서 팔아야 해 사실상 매각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소량의 가상화폐가 마케팅용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화폐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업비트의 경우 비트코인 개수가 1만4740개였으나 3분기엔 1만5561개로 1분기 만에 821개 늘었다. 최근 시세 급등에 따라 거래량에 따른 수수료도 크게 늘며, 거래소들의 가상화폐 보유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화폐는 무형자산으로 분류돼, 자본에 반영된다. 앞서 지난 3분기 두나무의 자본총계는 3조5185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1조원 이상 크게 뛸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