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여파로 폭락…주식·코인 이어 부동산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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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여파로 폭락…주식·코인 이어 부동산까지 가나

권성진 기자 입력 : 2022-06-22 17:06:36
  •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대출 수요 감소세

  • 경제학자, 주택시장 거품 위험 경고

  • 목재·철강 등 원자재 가격 오르고 주택 공급 지연으로 가격 상승

 

지난 21일 마이애미의 한 집에 "판매" 표시가 걸려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주택시장의 폭락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 부동산의 가격은 높지만 거래량이 크게 줄어 시장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한데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율마저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에 팔린 기존주택 중위가격이 40만7600 달러(약 5억2724만원)로 전년 동월보다 14.8% 상승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미국의 주택 중위가격이 40만 달러를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미국 주택의 가격은 급등했지만, 매매 건수는 되레 줄었다. 5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541만건(연율)으로 전월보다 3.4%, 전년 동월보다 8.6%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주택 판매 추이를 살피면 북동부에서는 증가했지만 중서부, 서부 및 남부는 줄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경제학자들은 주택시장의 폭락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학자들은 올봄 '실시간 시장 모니터링이 미국 주택 거품을 일으키는 징후를 발견한다 (Real-Time Market Monitoring Finds Signs of Brewing U.S. Housing Bubble)'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원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집값이 소득보다 4배 더 빠르게 올랐다"며 집값 상승 폭이 오랜 기간 소득 상승 폭보다 높아질 경우 시장의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리인상으로 주택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은 부동산 시장의 폭락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실제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꾸준히 금리를 올리면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CNBC는 "미국 모기지은행협협회(MBA)에 신청된 한주 간 모기지 건수는 1년 전과 비교해 52.7%가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모기지 신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p) 인상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주 5.78%로 상승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주택 판매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둔화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기지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향후 몇 달 동안 추가 판매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댈러스 연준의 엔리케 마르티네즈 가르시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포천지에 "이것(현재 미국의 주택시장)은 거품처럼 보인다"며 "주택시장이 가진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택시장의 거품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미국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2021년 건축업자의 90% 이상이 공사 지연과 자재 부족을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주택 건설업자들이 목재나 철 같은 원자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주택 가격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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