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쇼크 후폭풍] ③코인 '거물'들도 폰지사기 우려... "권도형, 업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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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쇼크 후폭풍] ③코인 '거물'들도 폰지사기 우려... "권도형, 업계 떠나라"

정명섭 기자 입력 : 2022-05-23 06:10:00
  • 테라폼랩스 투자한 큰손들도 실패 인정

최근 폭락한 루나 코인 시세 [사진=연합뉴스]

폰지 사기 형태의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에 대해 ‘코인 거물’들이 우려를 하고 있다. 특히 달러 등 실물자산에 연동되지 않고 알고리즘에 의해 유지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테라·루나에 투자한 큰손들도 테라의 실패를 인정했다.
 
최근 글로벌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폰지 사기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명칭은 과장된 용어라고 비판했다. 특히 코인을 맡기면 20% 이자를 주는 테라 생태계의 ‘앵커 프로젝트’에 대해 “바보 같은 말”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헤지펀드업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테라 생태계가 ‘가상화폐계의 피라미드(다단계 사기)’라고 지적했다.
 
테라·루나 생태계의 위험성은 지난해부터 제기됐다. 작년 7월 영국 경제학자 프랜시스 코폴라는 “혼란에 빠진 투자자들이 대규모 탈출에 나선다면 (테라·루나 알고리즘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루나 코인을 설계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가 문제점을 보완해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를 새로 꾸리겠다고 하자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지코인 개발자 빌리 마커스는 권 대표를 향해 “새로운 희망자를 만들지 말고 업계를 떠나라”고 말했다.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투자하면서 주목받은 가상화폐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 또한 테라 생태계 재구성이 어떠한 가치도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 블록체인 거래 과정을 확인하는 검증인으로 활동하는 올노즈의 콘스탄틴 보이코 로마놉스키 CEO는 권 대표가 새 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투표를 강행하자 “이 제안을 둘러싼 전체 처리 과정은 독재”라고 말했다.
 
테라 열혈 지지자인 가상자산업계 유명 투자자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테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실패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테라USD(UST)는 디지털 세계에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을 창조하려는 시도였지만 실패한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노보그라츠 CEO는 테라·루나 코인 지지자를 일컫는 ‘루나틱’을 자처한 인물이다. 본인 팔에 루나 문신을 새겼을 정도다. 권 대표는 그를 ‘루나틱 왕’으로 부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테라와 루나 시가총액은 450억 달러(약 57조7800억원) 증발했는데,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가상화폐업계 큰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 디지털 외에도 판테라 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점프 크립토 등 가상자산계를 움직이는 벤처캐피털들이 테라폼랩스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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