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대출, 집값 오른 곳으로 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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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대출, 집값 오른 곳으로 몰려갔다

한영훈 기자 입력 : 2020-11-20 07:00:00
  • 서울 작년보다 10% 늘어 709조 전국 1위

  • 세종·경기·인천·대전 등 증가폭 동반확대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기준금리가 0.5%까지 떨어지면서 대출량이 크게 불고 있는 가운데, 각 지역별 대출 증가 속도에 편차가 발생했다. 주로 집값이 빠르게 상승한 지역의 대출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비(非)투기지역은 다소 진정된 양상을 보였다. 대체로 지역별 집값 상승세와 대출 증가세가 맞아 떨어졌단 분석이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8월 사이 전국에서 대출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지역은 ‘서울’이다.

서울의 8월 말 기준 예금은행 대출 총액은 709조605억원으로 작년 말(641조6341억원)보다 10.5%나 늘었다.

같은 기간 세종도 8조8039억원에서 9조5228억원으로 8.2% 급증했다. 이외에 경기 7.8%(376조4643억원⟶406조442.9억원), 인천 7.4%(92조1579억원⟶98조9680억원), 대전 7.4%(35조3181억원⟶37조9477억원) 등의 지역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해당 지역의 빠른 집값 상승세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세종의 주택 평균매매가격은 지난 1월 2억8912만원에서 10월 4억2602만원으로 47.35%나 올랐다. 이외에 대전(15.1%), 경기(13.31%), 서울(12.24%) 등도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반면, 집값 상승세가 더딘 지역의 대출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일례로 충남의 총 대출액은 37조3609억원에서 39조5547억원으로 5.8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북(5.6%), 강원(5.49%), 충북(5.27%), 전북(4,78%), 울산(4.74%), 경남(3.67%) 등의 증가폭도 크지 않았다.

투기 과열 지역의 전년 대비 증가폭도 일제히 확대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019년 1월~8월)에는 서울의 대출 증가 수준이 3.24%에 그쳤다. 세종도 1.3%에 머물렀다. 양 지역 모두 대출 증가 속도가 3배 이상 빨라진 셈이다. 대전과 경기의 전년 증가율도 각각 2.7%, 4.8%에 그쳤던 바 있다. 인천은 5.3%로 그나마 높았다.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관련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집값 상승률은 9년 만에 '최고치'를 찍을 정도로 높은 상황”이라며 “이 같은 기조를 고려했을 때, 당분간 투기 분류 지역의 대출 급증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지난 13일 신용대출 자금의 주택 시장 유입을 막기 위해 발표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실효성을 발휘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당 규제가 본격적으로 실행되면) 그간 암암리에 벌어졌던 신용대출을 통해 주택구매에 나서는 행태에는 다소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이 경우, 부동산 과열 지역의 대출 증가세를 일정 부분 억제시키는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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