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년 반 만에 빅 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일주일 새 5% 이상 오르는 등 시중 투자 자금이 다시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 유동자금을 늘려 산업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 우려를 증가시키는 만큼 예상치 못한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일 글로벌 코인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일주일 전 대비 5.21% 상승한 6만3201달러에 거래됐다. 한 달 전 대비 3.93% 상승한 수치다. 비트코인이 6만3000달러 선까지 회복된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시장 예상대로 금리 인하가 단행되자 지난주부터 가상자산 시장은 반등했다. 지난 19일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전 대비 3.17% 오른 6만205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일주일 전 대비 7.80% 급등한 수준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하 발표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은 8000만원 선에서 8500만원 선으로 올라갔다.
앞서 미국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인플레이션은 안정적이었으나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용시장 악화 우려로 인한 결정이다. 통상 저금리 기조에 들어서면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눈을 돌린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도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지난 19일 '미국 기준금리 본격 인하'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시중 유동 자금 증가로 이어지며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늘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빗썸도 보고서에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비트코인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때 알트코인 강세장까지 올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금리 인하는 시중 유통 자금 증가로 주식과 코인 가격 상승을 유발하지만 경기 침체를 동반하면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커지며 가격이 하락하기도 한다.
크리스 아룰리아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바이비트의 기관 책임자는 "연준의 금리 0.5% 인하는 가상화폐 시장에 단기 부양책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경제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도 "가상자산도 위험자산으로 치부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