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 'JMS 추격자' 김도형 교수 "유명 화장품·호텔, 여전히 JMS 돈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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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JMS 추격자' 김도형 교수 "유명 화장품·호텔, 여전히 JMS 돈줄"

최오현 기자 입력 : 2023-03-27 18:19:33
  • 김 교수 "검경 압수수색 감사...비호 움직임 계속"

  • 김 교수 "JMS 교회인지 몰랐다? 납득 어려워"

  • "난 정의로운 사람은 아냐"

  • 24년 JMS 추격기 '잊혀진 계절3' 출판해 만행 더 알릴 것

김도형 교수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BS 김현정의 뉴스쇼]

"그들은 지금도 정명석을 고소하려는 독일 국적 외국인 피해자에게 협박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수사를 더 확대해서 이런 사람들도 모조리 처벌해 주십시오."

검찰과 경찰이 지난 23일 수사 인력 120명을 동원해 충남 금산군 월명동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수련원과 거주지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반(反) JMS 단체 대표 김도형 단국대학교 수학과 교수가 소회를 밝혔다. 24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압수수색이 다행이라면서도 여전히 활동 중인 교주 정명석의 비호 세력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나는 신이다'를 통해 사이비 종교단체 JMS의 만행이 수면 위로 하나씩 올라오고 있다. JMS 신도들이 법조계, 연예계, 대학가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JMS 관련자를 색출하기 위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24년간 JMS를 추적한 김도형 교수의 입이 주목되는 이유다.

최근 연예계에선 JMS 신도로 지목된 배우 강지섭과 그룹 DKZ의 경윤이 '자신이 다닌 교회를 일반 교회로 알고 다녔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JMS 만행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사실일 여지가 충분하지만, 자신들이 다닌 교회가 JMS계 인지 몰랐다는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JMS 교회는 독특한 교육방식 때문에 '일반 교회로 알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파장은 연예계뿐만 아니다. 김교수는 언론계와 체육계는 물론 산업계까지 JMS가 침투해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유명 화장품 S사와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D호텔도 JMS 신도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S사 대표이사는 JMS 내에서 결혼해 배우자 역시 정명석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사진=S사가 입점해 있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홈페이지]

20여 개국에 수출 중인 화장품 브랜드 S사는 유명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비롯한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해외 유명 백화점 입점에도 성공하며 '금탑 산업 훈장'을 수상한 이력까지 있다. 반면 S사 측은 "JMS와 무관하다"며 의혹을 일축한 바 있다. 

JMS 손길은 체육계까지도 뻗어 있다. 최근 문성천 대한삼보연맹 회장은 JMS 활동 사실을 인정하며 "협회 회장이 된 이후로는 관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취임에 앞서 지난 2019년 11월 개최된 세계삼보선수권대회 개최 당시 문 회장은 정명석을 초대해 선수들을 소개시키는 등 보좌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회장은 충무로단편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인 탓에 문화계 내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김도형 교수(왼쪽)가 지난 10일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KBS1 더 라이브 방송화면 캡처]

이 가운데 JMS 내 범죄 행각을 24년간 추격한 김 교수의 사연도 눈길을 끌고 있다.

반(反)JMS 단체 엑소더스 창립자인 김도형 교수는 대학시절 친구의 권유로 JMS 교회를 찾았다가 교주 정명석의 설교가 비상식적임을 느꼈다. 이후 고소, 고발, 폭로, 출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JMS의 실체를 고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JMS 추적 과정을 담은 책 '잊혀진 계절'을 2권 펴냈고, 수익금으로 피해자 소송 비용과 외국인 피해자 항공권, 한국 체류 비용 등을 돕고 있다.

출판사도 직접 설립할 만큼 진심이다. JMS 만행을 파헤치는 책을 일반 출판사에서 낼 경우 소송과 테러 대상이 되는 것을 염려해서다. 출판사 이름은 도서출판 '에이에스'다.

김 교수는 "정명석을 다시 감옥에 넣는 애프터 서비스(A/S),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는 A/S, 미래의 피해자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미의 A/S로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충남 금산군 월명동에 위치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수련원 앞 전경 [사진=연합뉴스]

그는 세 번째 책을 출간한다. 국민적 공분이 높아진 덕에 책을 통해 정명석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면 죗값을 치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어떻게 정명석을 다시 감옥에 넣을 결심을 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정명석에 대한 응징을 마무리했는지' 등의 자세한 내용을 3권으로 출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4년간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있었던 이유로 김 교수는 '분노'를 꼽았다. 그는 "제가 원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은 아니다"라면서도 "웬만한 불의는 참고 넘기기도 하지만 JMS 집단은 적당한 불의가 아니기에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우리 사회 정치인, 언론은 종교집단을 두려워한다. 종교 단체 비리를 처벌, 보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며 "그렇지만 종교단체에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만큼 그들의 범죄는 더욱 강력하게 응징하는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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