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문가'를 대표이사로…토스증권의 '파격' 또 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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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전문가'를 대표이사로…토스증권의 '파격' 또 통하나

장수영 기자 입력 : 2023-03-14 17:15:00
  • 블록체인 CEO→틱톡 총괄 거친 김승연 대표로 영입

  • 금융 경력 없지만 틀 깨는 시도로 '판 흔들기' 나서

  • MZ세대 선호 원스톱 '토스증권 앱'의 파격과 닮아

  • 결국 리테일 강화에 방점… 공격적 고객확보 기대감

  • 출범 1년만에 420만개 계좌 성공신화 이어갈지 주목

[자료=금융투자협회]



토스증권의 '파격'이 이번에도 통할지 주목된다. 토스증권이 마케팅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영입하기로 하면서다. 토스증권은 그동안 증권 전문가가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대표로 앉히며 증권업계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엔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해 리테일 사업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승연 틱톡 동남아시아 글로벌 비즈니스솔루션 총괄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임기는 2년이다. 지난해 7월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오창훈 현 대표는 본업인 토스증권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돌아간다.
 

김승연 토스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1980년생인 김 총괄은 블록체인 전문기업인 미탭스플러스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뒤 틱톡 코리아 광고영업 총괄, 틱톡 동남아시아 비즈니스솔루션 총괄 등을 거치며 온라인 플랫폼 및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김 총괄은 증권을 비롯한 금융업 분야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로 주목받는다. 토스증권은 그동안 증권 전문가가 아닌 인물을 대표로 앉혀왔다. 처음 대표 자리를 맡았던 박재민 전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쿠팡 마켓플레이스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인물이었다.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오창훈 대표도 토스증권 CTO 출신이다. 네이버, GS홈쇼핑 등에서 인프라 구축, 서비스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합류했다. 2020년 토스증권 CTO로서 초기 증권 매매 서비스 개발에 역량을 보탰다.
 
이 밖에 틀을 깨는 시도들을 통해 증권업계 판 흔들기에 나섰다. 토스증권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간편결제, 증권, 은행 업무를 모두 처리하도록 해 기존의 틀을 깨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또 1%대의 높은 예탁금 이용료율, 인재 확보를 위해 최대 1.5배 임금 제시 등이다.
 
특히 마케팅을 통해 성공적인 고객 확보를 할 수 있었다. 토스증권은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1주 랜덤 증정 행사를 진행했다. 소액 주식뿐만 아니라 현대차 등 우량주까지 받았다는 입소문에 인기를 모았다. 토스증권은 출범 1년 만에 420만 계좌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자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토스증권은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 출범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22억원, 당기순이익 21억원이었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는 322억원으로 전년(778억원) 대비 적자 수준을 크게 줄였다.
 
특히 고객 확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토스증권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수탁 수수료 수익은 전년 21억원에서 32억원으로 늘었다.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은 8500만원에서 380억원으로 급증했다. 신규 가입한 뒤 앱 편의성에 익숙해진 고객이 꾸준히 토스증권을 이용한 셈이다.
 
이번 김 총괄 영입도 리테일 사업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토스증권은 포트폴리오가 단순해 약점이 명확하다. 리테일 위주의 사업을 하고 있어 증시 변동성에 취약하다. 시장이 부진하면 수익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역시 고물가·고금리 압력에 증시가 활력을 잃고 있어 올해 1분기 실적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전문가 대표를 통해 빠르게 성장한 만큼 이번에도 예상 밖의 인물을 영입한 것 같다"며 "리테일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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