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SM 경영권 분쟁서 위법행위 포착되면 무관용 원칙 준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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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SM 경영권 분쟁서 위법행위 포착되면 무관용 원칙 준용할 것"

이재빈 기자 입력 : 2023-03-02 14:09:03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불공정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SM 경영권 분쟁에 대해 "경영권 분쟁이 과열돼 위법적인 수단과 방법이 동원된다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자본시장 내에서 룰과 규칙, 제도를 준수하며 이뤄지는 건전한 다툼은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면서도 "특정 세력 내지는 집단이 위법행위에 관여한 것이 확인되면 법과 제도상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권한을 행사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위법을 통한 경제적 이익 취득도 성사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 부동산 PF에 따른 성과급 제도에 대해서는 "성과급 지급 기준이 중장기 성과보다는 초기 성과에 집중돼 있는 것이 문제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향후 성과급 체계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증권사 등 일부 금융채의 수요예측이 부진한 것에 대해서는 "회사채를 비롯해 단기채와 기업어음(CP) 등의 현황을 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자금 상황과 회사채 금리 추이 등을 주의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인 지급결제 허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원장은 "금융투자업권의 지급결제 허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금융투자업권에서 법인 지급결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은 맞다. 은행 고유 업무를 제2금융권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 CEO들에게는 만나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사회적 책임 강화, 불합리한 관행 개선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또 증권산업의 경쟁력 제고, 해외진출 등 글로벌화에 힘쓰는 한편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혁신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증권사 유동성 이슈도 아직 여진이 남아 있고 올해는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한 PF 관련 건전성 리스크가 주요 위험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면서도 경제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금융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먼저 증권사가 유동성·건전성 리스크를 최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PF 부실이 현실화되고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이 재발하는 등의 잠재위험요인에 대비해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비상계획을 탄탄하게 수립하는 등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울여달라는 주문이다. 또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춘 증권사는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취약 부문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시장 안정에 조력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통한 투자자 신뢰 제고도 거론됐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산정관행 등 투자자 권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투자자 신뢰는 증권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자산인 만큼 금융소비자의 눈높이에서 불합리한 업무관행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투자자의 권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관행 개선 논의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토큰증권 등 신사업 확대와 해외진출 등 글로벌 사업 확대를 격려했다. 이 원장은 "한국 증권산업은 외형적으로 괄목할 성장을 이뤘지만 전문화·차별화 등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며 "혁신적인 금융투자상품의 개발,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기업공개(IPO) 기업의 발굴, 토큰 증권 발행·유통 관련 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진출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해외 현지법인을 설치하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등 국내 증권산업의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IB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해외시장 진출 및 해외투자 확대는 한국 증권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만큼 글로벌화에도 더더욱 힘써야 한다"고 부연했다.

부동산 투자에 편중된 영업 방식도 개선 대상으로 지목됐다. 증권사들이 벤처·창업기업에 모험자본 등을 공급해 혁신을 촉진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 원장은 "한국 경제에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 및 스타트업을 발굴·투자·육성하는 증권사 본연의 역할이 절실하다"며 "부동산 투자에 편중된 그간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IB업무를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 역량 강화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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