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국 SR대표, '부실시공' 코레일 작심 비판…"독자 개척의 긴 여정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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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SR대표, '부실시공' 코레일 작심 비판…"독자 개척의 긴 여정 시작하겠다"

김봉철 기자 입력 : 2023-01-05 18:18:50
  • 통복터널 전차선 사고 및 사후 관리 비판…차량복구 등 130억원 피해

이종국 주식회사 에스알(SR)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에스알, 코레일관광개발(주) 등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SR이 KTX를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부실시공’을 이유로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 노선을 천명했다.
 
지난 연말 이틀간 수서고속철도(SRT) 운행에 대거 차질을 빚게 한 통복터널 전차선 단전사고가 계기가 됐다.
 
이종국 대표이사는 5일 서울 수서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SR 자체적으로 차량 정비를 확대하고 코레일과의 위수탁 계약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사고 수습을 계기로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는 긴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SRT 운영사인 SR은 코레일에서 철도 차량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차량 정비도 코레일에 위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차선 단전사고 원인은 부실한 자재 사용과 공사 과정에 대한 허술한 관리”라며 코레일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건설과 관리가 분리된 지금의 유지보수 체제로는 철도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고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SR은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아산역∼경기 평택 지제역 구간 통복터널에서 일어난 전차선 단전사고의 피해액을 130억원으로 집계했다.
 
SRT 열차 총 32편성 중 25편성에서 엔진 역할을 하는 주전력변환장치가 훼손돼 차량 복구에 91억원, 비상 차량 임차료로 25억원이 들었다. 열차 이용에 불편함을 겪은 고객들에게 발급하는 할인 쿠폰 등 보상비로는 7억7000만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통복터널의 사고 이유는 진행한 천장 누수 하자 공사 과정에서 사용한 보강재(부직포)가 터널 천정에서 전차선으로 떨어지면서 전기 공급에 문제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SR 자체 조사 결과 겨울철 하자 보수공사에 여름용 접착제를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터널 시공과 하자 보수공사는 GS건설이 했다.
 
코레일의 장애 조치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게 SR 측의 주장이다. SR은 “명확한 사고 원인과 전차선 주변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성급하게 전차선에 전원을 공급해 연속 3회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는 부실 공사의 관리주체가 불명확하다는 부분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일어난 수서∼평택 제9공구 공사 발주처는 국가철도공단이고, 완공 뒤 철도공단이 코레일에 시설물을 인수인계했다. 하자관리업무는 코레일이 철도공단에서 위탁받아 하고 있다.
 
철도공단과 코레일은 서로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토부가 책임 소재를 가려내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SRT 예약 시스템도 코레일 것을 빌려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독자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코레일관광개발에 위탁한 콜센터와 객실 승무 서비스도 독자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단전 사고 때 콜센터 운영시간을 연장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에도 위탁사의 거부로 고객 안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객실 승무원은 위탁사 내부 노사 갈등으로 작년 한 해만 156일간 사복 투쟁을 벌여 SRT 이미지에 손실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독자적 운영이 어렵고 힘든 여정이지만 철도산업발전을 선도하는 효율적인 사례를 만들어 철도산업 혁신을 선도하고, 이로 거둔 성과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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