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사고 막아라'...보험권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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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사고 막아라'...보험권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속도

전상현 기자 입력 : 2023-01-05 15:08:42
  • 자산운영인력 명령휴가제 및 순환배치제 확대

  • 외부 컨설팅 통한 체크리스트 확보

  • 교육 및 캠페인 통해 조직 내재화도

[사진=연합뉴스]


최근 120억원 규모의 은행권 배임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에선 또다시 내부통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보험업계는 횡령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조직과 제도 운영 시행을 서두르고 있다. 금융당국도 도덕적 해이에 따른 금융사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업계에선 '횡령사고 보험권 첫 타자'라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한 방지책 강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일 보험권에 따르면, 업계는 올해 자산운용인력 등에 대한 명령휴가제 운영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명령휴가제는 관련 인원에 대한 휴가를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쓰게 함으로써 불시에 배임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명령휴가제 실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며, 점검항목 등도 필요시 개편해 실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도 자산운용 인력들에 대한 명령휴가제와 순환배치제를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고발제도 및 부정행위 예방을 위한 ‘임직원 가이드라인’을 운영 중이며, 월 1회 부서별 컴플라이언스 자체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외부 컨설팅 및 내부 캠페인을 확대 운영해 내부통제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는 곳도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전사적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고자 외부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자사 특성에 맞는 자체 내부통제기준을 정립하고, 각 부서별 업무단위를 세분화해 500여 개의 체크리스트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윤리준법의식 제고를 위해 매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임직원이 꼭 알아야 할 내부통제 기준, 관련 규정 및 법규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댓글 달기 이벤트를 통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올해 신년행사에서 윤리경영 실천을 위한 식순을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저우궈단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준법·윤리실천 서약서에 서명을 하고 서약서를 준법감시인에게 전달했다. 동양생명은 올해도 전직원 대상 사내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DB손해보험은 회사 내 모든 부서에 준법감시담당자를 두고 감시활동을 하고 있으며, 올해도 전 직원이 윤리준법서약서에 서약하며 윤리준법에 대한 의식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자금집행 시스템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회사 프로세스를 우회해 임의 출금을 불허하는 자금집행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회사와 은행 간 전용 출금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별도 인터넷 뱅킹 출금은 금지하는 방식으로 통제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각사마다 내부통제 기준이 달라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리스크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당국이 정한 큰 틀의 내부통제 방안이 있겠지만, 각 금융업권에 맞는 내부통제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보험사들의 자금은 소비자들의 노후 보장 및 사고에 대비한 자금인 만큼, 해당 자금이 허투로 쓰이지 않도록 구속성 있고 의무화된 보험권의 일원화된 내부통제 기준이 정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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