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볼트업' 들고 전기차 충전 시장 진입하는 LG유플러스·LG전자...보조금판 흔든다
Koiners다음 통신

[단독] '볼트업' 들고 전기차 충전 시장 진입하는 LG유플러스·LG전자...보조금판 흔든다

강일용 기자 입력 : 2022-12-08 14:00:00
  • 전기차 충전 플랫폼 '볼트업' 다음 주 출시

  • LG유플러스·LG전자·LG헬로비전 등 계열사 역량 집중...전국에 충전기망 깐다

  • 충전기 찾아주는 모바일 앱과 충전기 설치 사업으로 구분

  • 저렴한 구독형 요금제로 전기차 이용자 사로잡아...충전기 확대 위한 다양한 설치 옵션도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황현식 대표의 야심작인 전기차 충전 플랫폼 '볼트업(Voltup)'을 앞세워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한다. 주도적 사업자 없이 정부 보조금 기반의 중소기업 위주(점유율 약 75%)로 전개되던 국내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격변이 불가피하다.

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빠르면 이달 셋째 주에 볼트업 앱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하고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본격화한다.

◆LG유플러스·전자·헬로비전 세 회사 합심

볼트업의 가장 큰 특징은 LG유플러스 혼자 하는 사업이 아닌 LG전자·LG헬로비전 등 LG 계열사 역량을 한군데 모아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LG유플러스는 볼트업 충전기와 모바일 플랫폼 구축·유지·보수를 맡고,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급을 담당한다.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와 함께 볼트업 충전기 구축·유지·보수 사업을 전개한다.
 

볼트업 앱 사용 모습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선보이는 볼트업 앱은 이용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주변의 전기차 충전기 위치와 사용 가능 여부를 알려주고 사용 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가 설치한 볼트업 충전기뿐 아니라 다른 모든 사업자의 전기차 충전기까지 찾아준다. 충전기를 찾아도 전기차 충전 커플러가 달라 허탕 치는 일이 없도록 충전기의 커플러 타입도 사전에 알려준다. 앱에는 내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되어 있어 예약한 충전기로 가는 방법도 확인할 수 있다.

찾은 충전기가 볼트업 충전기일 경우 전기차 충전카드 대신 볼트업 앱만으로 충전 및 결제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다. 볼트업 충전기 사용은 충전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시작할 수 있고 예상 충전 비용과 시간을 사전에 알려준다. 차량 충전 상황도 볼트업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빠른 충전기 사용 회전을 위해 충전 완료 후 30분 이내에 출차하는 이용자에겐 전기차 충전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매너 포인트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이용료는 등록한 카드로 후불 청구되지만, 티머니와 호환되는 선불 충전카드도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내역은 앱에서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

볼트업 충전 요금은 12월 기준 300원/㎾h(회원가)로 공공 급속충전기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서비스 이용자 확대를 위해 올해 내로 계약을 맺을 경우 내년 6월까지 180원/㎾h에 이용할 수 있다. 또 월 9900원을 내고 볼트업 구독 요금제에 가입하면 충전단가의 30%를 할인해주고, U+멤버십 가입자도 충전단가의 10%를 할인해준다(중복 할인 불가). 이밖에 할인 구독 서비스인 유독에 관련 할인 요금제를 추가할 계획이다. 볼트업 회원은 LG헬로비전이 사전에 구축해놓은 LG헬로플러그 충전기를 300원/㎾h로 동일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볼트업 충전기 조감도 [사진=LG유플러스]

◆충전기 전국망 구축 속도...계약 형태 다양화

LG유플러스가 그리는 충전 플랫폼 사업이 성공하려면 볼트업 충전기 확산이 필수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연말부터 LG헬로비전과 함께 볼트업 충전기 전국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초기에는 LS일렉트릭과 삼성전자에서 분사 창업한 EVAR가 만든 7㎾ 완속 충전기와 100㎾ 급속 충전기로 볼트업 충전기를 구축한다. 내년에는 LG전자가 출시하는 7㎾ 완속 충전기와 100㎾ 급속 충전기 위주로 볼트업 충전기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또 이용자가 자택 등 본인이 보유한 부동산에 볼트업 충전기를 설치하길 원할 경우 LG유플러스가 볼트업 충전기 가격과 설치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계약부터 LG유플러스와 이용자가 나눠 부담하거나 이용자가 전액 부담하는 계약까지 자유롭게 택할 수 있다. 계약 형태에 따라 볼트업 충전기 소유자는 달라진다. 볼트업 충전기를 설치한 이용자는 시설 관리용 대시보드 접근권을 얻고 충전기 작동 상태와 충전기별 사용량 등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정부 보조금이 나올 때까지 설치를 기다려야 하는 중소기업 전기차 충전기와 달리 볼트업 충전기 설치는 원하는 시기에 무료(완속 충전기)로 진행한다. 이용자가 원할 경우 볼트업 충전기를 외부인에게 개방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강점이다.
 

[사진=김효곤 기자]

사업 성공을 위해 LG유플러스는 지난 11월 볼트업 전담팀 구성을 마치고 365일 24시간 볼트업 충전기를 관리하는 관제 센터와 상담 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관제 센터는 충전기 사용기록 등을 분석하고 기기를 실시간 모니터링함으로써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사전에 막는다. 볼트업 상담 센터는 LG유플러스 기존 통신 상담 센터와 별도로 24시간 운영한다. LG전자는 안정적인 전기차 충전기 공급을 위해 지난 6월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한 데 이어 2023년 조직개편을 통해 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에 'EV(전기차)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다.

LG유플러스가 기존 주력 사업인 통신·미디어와 별개인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황현식 대표가 구상한 4대 플랫폼 중심의 '유플러스 3.0'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볼트업은 라이프플랫폼 속에서 이용자 일상의 컨시어지·구독 서비스로 기획됐다. 황 대표는 5년 뒤 LG유플러스의 매출에서 비통신 사업의 비중을 40%로 확대하고 기업가치도 12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LG전자 등 LG 계열사들이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만큼 국내 전기차 판매량 확대와 탄소 배출량 저감이 기대된다"며 "ESG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만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