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 브리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 호주 수출 결정 해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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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래 브리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 호주 수출 결정 해넘긴다

김정래 기자 입력 : 2022-11-30 11:51:20
  • 올해 9월서 내년 3월께로 연기...계약 물량 감소 등 미묘한 기류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 완성 시제품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Redback·붉은배과부거미)' 호주 수출 여부가 해를 넘기게 됐다.
 
30일 방산 업계 등에 따르면 호주 정부가 육군 신형 궤도형 장갑차 도입을 위한 '랜드 400' 3단계 사업 관련 수주 절차를 내년 국방전략검토(DSR: Defence Strategic Review) 이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DSR 최종 보고서는 내년 3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호주 레드백 도입은 지난 9월 결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지난 8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주 측은 9월 중 (장갑차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한화디펜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흡수합병되기 전, 호주 정부와 시험평가에 사용될 시제품 3대를 생산·납품했다. 레드백 시제품은 K-9 자주포에 쓰는 1000마력급 파워팩(엔진+변속기)을 달았다. 화력으로는 30㎜ 주포와 7.62㎜ 기관포, 이스라엘 라파엘이 개발한 5세대 대전차 미사일 '스파이크(Spike) LR2' 등을 갖췄다.
 
특히 호주군이 요구한 방호력을 높이기 위해 이스라엘의 방호 전문 업체인 플라산과 협력해 다층 방호 설계를 하고 차체 하부에 폭발 완충장치를 설치했다. 또 '아이언 피스트(Iron Fist)'로 불리는 능동방어 체계를 갖춰 적의 대전차 미사일을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로 포착해 요격할 수 있다. 호주는 지난 2월부터 레드백 시제품 성능을 비롯해 방호와 화력, 운용자평가, 장비·수송 등을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대보다 레드백 계약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호주 수출길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폴란드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다연장로켓(MLRS) '천무'에 이어 레드백 도입 검토를 공식화하며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 달리, 레드백에 먼저 관심을 보인 호주는 최근 레드백 관련 언급을 줄이는 등 협상 태도가 소극적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백 호주 수출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50조원에 달하는 미군 'M2 브래들리' 장갑차 4000대 교체 사업의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육군은 현재 레드백의 선택적유인전투차량(Optionally Manned Fighting Vehicle·OMFV)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OMFV는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할 차세대 장갑차다.
 
OMFV 사업 경쟁자는 호주 시장과 마찬가지로 독일 라인메탈 디펜스의 ‘링스 KF41’다. 독일 라인메탈 디펜스는 2018년 3월 호주 '랜드 400 2단계' 사업에서 우선협상자로 확정돼 복서 차륜형 장갑차 210여 대를 현지에 납품 중이다. 앞서 호주 육군이 발주한 대형 군용차량 계약도 따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의 양자회담은 올해만 3차례 열렸다. 특히 양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우리나라의 국방혁신4.0과 호주의 DSR 작성과 관련해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차분히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한·호주 간 다양한 방위산업 협력 과정에서 쌓인 상호 신뢰가 레드백 계약 과정에 반영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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