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금리 인상경쟁 막고 은행채 발행 자제까지...은행권 자금조달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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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금리 인상경쟁 막고 은행채 발행 자제까지...은행권 자금조달 난감

정명섭 기자 입력 : 2022-11-20 15:16:11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사진=연합뉴스]

시중자금이 은행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채권(은행채) 발행 자제에 더해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까지 억제시켜 시중은행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에 과도한 자금조달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은행권이 예·적금 등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벌이면서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현재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5%대에 달한다.
 
또한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결돼 고금리로 고통받는 개인 차주와 기업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경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으로 하는데,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수신금리가 오를수록 대출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은행권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 인상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 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자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고, 은행은 자금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크게 늘리면서 채권시장 자금을 흡수한 영향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지난 18일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186조5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었다. 지난해 은행채 발행액인 183조2123억원도 뛰어넘었다. 기업대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3조7000억원 늘어난, 116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한 달 새 13조7000억원이란 상승 폭은 2009년 6월 처음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증가세다.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 제한에 수신금리 인상 경쟁까지 막히자 건전성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은행 예대율 규제(100%→105%)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기존 100%에서 85%로 인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채 발행 최소화 등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지는 등 시장안정 역할에 애로사항이 있는 만큼 당국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섬세하게 살펴봐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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