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소금융, 日평균 고작 0.9개 대출…누적손실 116억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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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소금융, 日평균 고작 0.9개 대출…누적손실 116억 웃돌았다

조아라 기자 입력 : 2022-10-05 16:42:53
  • 전국 27개 지역법인에 매년 22억의 운영비 지급

  • 대전유성·경기동두천은 수익보다 운영비가 더 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미소금융 대출 건수가 하루 평균 1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역법인은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더 많은 운영비용을 쓰고 있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 서민금융인데···'찔끔 대출' 대명사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미소금융 지역법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에 있는 27개 미소금융 지역법인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이뤄진 대출 건수는 총 8534건이었다. 지역법인별로 평균을 내보면 지역법인 한 곳당 연평균 316건, 하루 평균 약 0.9건을 실행한 셈이다. 

미소금융은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서 실시하는 금융 정책으로, 창업자금·운영자금·시설개선자금·긴급생계자금 지원으로 구성돼 있다. 소득과 신용점수가 낮아 정상적으로 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서민에게 담보나 보증 없이 시중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해주는 사업이다.  

당초에는 서금원 전신이었던 미소금융재단에서 시행했지만 지금은 세부 방침에 따라 지역 지점과 지역법인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기업이 운영하는 지역 지점은 미소금융 업무를 서금원에서 받아 사업을 수행하지만 예산과 인력은 기업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반면 지역법인은 서금원에서 운영비를 지원받아 운영한다.

문제는 미소금융 지역법인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금원은 매년 지원비 22억원가량을 27개 지역법인에 지원하고 있다. 약 10억원은 각 지역법인에 매달 지급되며, 약 12억원은 연말에 일괄 지급하는 방식이다. 운영비는 직원 급여나 법인카드 비용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출금 수익 웃도는 법인 운영비 '어쩌나'

이처럼 큰 비용이 운영비로 지급되고 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법인별로 보면, 인천서구법인을 제외한 26개 법인의 연평균 대출 건수는 100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연평균 대출 건수가 20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기준 대구서구법인은 153건, 강원춘천법인은 186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해당 법인의 총대출 금액도 대구서구 17억4200만원, 강원춘천 19억2900만원으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더 큰 문제는 대출금 수익보다 더 많은 비용이 운영비로 지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지역법인 한 곳이 1년 동안 지원받는 운영비는 약 8100만원이다. 그러나 대출금 수익은 지역법인 한 곳당 연평균 약 3억원에 불과하다. 실행되는 대출 건수가 적으니 대출 이자로 거둬들이는 수익금도 적을 수밖에 없다. 

특히 대전유성구법인과 경기동두천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대출금 수익보다 더 많은 운영비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유성구법인이 지난 한 해 동안 거둬들인 대출금 수익은 약 1억7447만원이었지만 운영비용으로는 약 1억7882만원을 썼다. 같은 기간 경기동두천법인은 대출금 수익 약 1억9340만원, 운영비 약 1억9487만원이었다. 

김 의원은 "실제로 지역법인이 수행하는 업무에 비해 과다한 비용이 운영비로 지급되고 있는 건 아닌지 감독기관이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소금융 서민대출 상품은 금융취약계층이 사채를 비롯한 고금리 불법 대출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며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점검과 운영 방식 효율화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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