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마저 휘청…유일 생존 전략은 '현금'

윤주혜 기자 입력 : 2022-09-27 15:38 수정 : 2022-09-27 15:45:26
美 투자자 '관망'…갈 곳 잃은 돈 7000조
윤주혜 기자 2022-09-27 15: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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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이 바짝 움츠러들었다. 매의 발톱을 드러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식부터 암호화폐까지 전 자산 가치를 끌어내리자 갈 곳 잃은 뭉칫돈이 현금성 자산으로 유입되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이 4조6000억 달러, 초단기 채권펀드 잔액은 15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투자를 유보하고 관망세에 빠진 자금이 약 5조 달러(약 7127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헤지펀드인 윈크레스트 캐피털 설립자인 바버라 앤 버나드는 “투자자들은 올 한 해 영웅이 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단지 살아남고 싶을 뿐”이라며 대기자금이 쌓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강달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며 미국 증시마저 무너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23년 초까지 3000~3400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S&P500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3655.04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지만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비관론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꼿꼿했던 원자재 역시 강달러 앞에 무릎을 꿇었다. 원유, 구리, 밀 등 23개 원자재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는 전장 대비 1.6% 하락하며 1월 24일 이후 최저 수준인 534.2086을 기록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기록한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한 셈이다. 통상 달러 강세는 달러로 표시되는 상품 가격을 더 비싸게 보이는 효과를 내 수요 전망을 악화시킨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로(0) 수준이던 MMF 수익률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힘입어 2~4% 수준으로 뛰었다. 연준이 내년까지 매파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만큼 MMF 수익률은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물가 상승률이 8%를 웃도는 상황에서 수익률 2~4%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주식과 채권시장이 휘청이는 데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불태우는 상황에서 단 몇 %포인트 수익률마저 투자자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멀티 애셋 전략 담당장인 안위티 바후구나는 “거시 환경이 명확해질 때까지 현금을 깔고 앉아 있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투자를 주저하면서 예금도 넘친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 상업은행에는 18조 달러에 달하는 예금이 묶여 있다. 이들 은행의 대출 대비 초과 예금은 2008년 약 2500억 달러에서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6조4000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다만 투자 심리가 개선되거나 자산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현금성 자산에 몰린 돈이 주식시장을 빠른 속도로 부양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JP모건의 빌 아이겐은 “고물가가 사라지지 않고 연준이 비둘기로 되돌아갈 것이란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할 때쯤 (이들 현금은 상승에) 재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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