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쇼크] 연준의 매파 날개 언제 접힐까? "물가 잡히거나 침체 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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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쇼크] 연준의 매파 날개 언제 접힐까? "물가 잡히거나 침체 와야"

윤주혜 기자 입력 : 2022-09-22 14:49:20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물가를 잡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

물가 잡기에 '올인'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날려버렸다. 연준은 올해 및 내년 금리 전망치를 각각 4.4%(중앙값), 4.6%로 제시했다. 연내 남은 두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소 한 번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밟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0~3.25%로 결정했다. FOMC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인상 폭에 동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 결정 발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이뤄내야 한다. 고통 없이 이뤄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것은 없다”며 “물가에 유의미한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는 수준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주목했다. 연준은 올해 및 내년 금리 전망치를 각각 4.4%, 4.6%로 제시했다. 3개월 전인 6월만 해도 연준은 이를 3.4%, 3.8%로 추정했었다. 더 강력한 매파가 된 셈이다. 

고강도 긴축의 배경은 물가다. 파월 의장은 "공급망 개선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며 고물가 고착화를 우려했다. 에너지 가격을 잡으면 고물가가 사그라들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3%를 기록하며 피크아웃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점도표를 보면 연준은 연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린 뒤 내년 소폭 상승 후 동결할 것이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후엔 서서히 기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FOMC 위원들은 연준이 2024년에 비둘기로 선회하며 금리를 3.9%로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FOMC 위원 19명 중 6명만 2024년까지 금리를 4%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예상했고, 나머지 3분의 2는 금리 인하를 점쳤다. 또 2025년에는 위원 18명이 기준금리를 4% 아래로 내려야 한다고 했다.
 
주목할 점은 연준은 물가(PCE)가 2025년이 돼서야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물가가 목표치로 내려오기 전인 2024년에 금리 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봤다는 점은 연준이 사실상 경기침체를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올해 여름만 해도 파월 의장은 준(準) 연착륙(softish landing)을 거론하며 경기침체는 없다고 자신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경착륙에 무게를 뒀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연준은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내놨다. 실업률은 올해 3.8%를 기록한 뒤 내년에 4.4%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3월에는 2.8%로 예측했지만, 이번엔 0.2%로 제시하며 역성장을 간신히 비껴갈 것으로 점쳤다.
 
파월 의장은 “내 주된 메시지는 잭슨홀에서부터 바뀌지 않았다”며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2%로 돌아올 때까지 긴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긴축적인 수준까지 올린 후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추후 물가 지표 향방에 따라서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 역시 달라질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올해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125bp(1.25%포인트)를 올리는 것으로 중앙값이 설정돼 있지만, 100bp(1%포인트)를 찍은 위원들도 많다”며 “이는 회의 때마다 정해지는 것으로 미리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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