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진 분양 시장…'청포족' 늘고 8월 서울 분양권 거래도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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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 분양 시장…'청포족' 늘고 8월 서울 분양권 거래도 전무

신동근 기자 입력 : 2022-09-18 16:00:00
  • 미분양 늘고 경쟁률 떨어지는데 분양물량은 증가

  • 전문가들 "분양시장 침체되며 양극화 심화할 것"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성북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집값 하락과 대출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분양 시장 침체 심화를 뜻하는 현상이 다방면에서 나오고 있다. 청약 시도 자체를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미분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분양·입주권 거래도 크게 줄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0만354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01만9253명 대비 1만5711명 줄어든 수치로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특히 서울지역에서도 가입자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 5월 625만5424명에서 6월 625만1306명으로 줄어든 이후 7월 624만4035명, 8월 623만8313명으로 3개월 연속 줄었다.
 
청약통장 포기 이유에는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집값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는 계속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공급망 불안과 자재값 급등으로 인해 기본형 건축비는 지난 7월과 이달에 각각 1.53%, 2.53% 올랐다.
 
또한 금리 인상으로 예금이자율 등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청약통장 이자율은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연 2.5%인 반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금리는 2016년 8월부터 6년째 연 최고 1.8%에 머물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도 올해 7월 말 기준 3만1284가구로 지난 6월과 비교하면 한달 새 3374가구 늘었다. 지난해 7월 말과 비교하면 1만6086가구 증가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1509가구에서 4528가구로 7개월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청약경쟁률도 급락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양·입주권 거래 시장도 침체기에 빠졌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입주권은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투자자들은 이른바 '피'라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권리를 사뒀었다.
 
그러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분양권 거래는 0건이다. 집계 이래 처음 있는 상황이다. 분양권을 주로 거래한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들어 매수심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그동안 붙었던 프리미엄이 조정되는 양상"이라며 "당분간은 투자 측면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분양·입주권 시장도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분양 물량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간아파트 기준으로 9월 중순부터 10월까지 전국에서 총 99개 단지, 7만478가구가 일반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년 동기(52개 단지, 2만4722가구) 대비 약 2.9배 증가한 규모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거래포럼 공동대표)는 "시장 침체로 인해 분양시장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서울 중심지 등 특별한 이유가 있는 물량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그렇지 못한 곳은 침체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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