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이 막바지 왔다?…미국 중립금리 논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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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긴축이 막바지 왔다?…미국 중립금리 논쟁 가열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 2022-08-04 11:16:36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주장이 나왔다.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이 냉각 조짐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스쿼크 박스(Squawk Box)와의 인터뷰에서 시겔 교수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최근 4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지금은 상당히 냉각 조짐을 보인다"면서 이처럼 설명했다. 이어 연준도 긴축 주기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이미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물가를 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 가격을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물가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적절하지 않으며, 미래지향적인 데이터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겔 교수는 "현재가 아닌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연준은 조만간 긴축정책을 종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CPI는 후행적이고 낙후되고 주택가격이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 관계자들은 물가 상승을 측정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더 많은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주택가격이 제대로 반영됐다면 지난 1년간 CPI는 10~12% 상승했을 것이며, 오히려 지금은 주택 전문가와 자료에 따르면 주택 인플레이션이 종료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당장 눈앞의 인플레이션은 급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물가상승기는 지나갔으며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겔 교수는 "연준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생산성이 급감할 경우 경기하강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중립 금리가 1~1.5%라고 추정한다"며 "우리는 지금 2%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중립금리란 경기가 과열도 위축도 아닌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중립금리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파월 의장은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금리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조금 더 경기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욱 큰 폭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에 대해 지속해서 경고의 목소리를 내왔던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연준이 긴축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4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연준이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가 둔화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릴 수 있다"면서 "실제로 시장에서는 12월이나 내년 1월부터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연말 이후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수 있으며, 2021년 미국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공급망 문제와 함께 물가상승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머스 전 장관은 경기침체가 닥친다면 상황은 변화할 수 있다고 보면서, 미국 경제가 지금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지만 향후 18개월 사이에 침체에 빠질 확률이 75%에 달한다고 보았다. 또 미국 경제가 실업이 늘어나는 상황에 들어간다면 향후 2년이나 3년 사이에 실업률을 6%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았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연준이 인플레이션 하락의 명확한 증거를 볼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라드 총재는 3일 CNBC '스쿼크 박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모든 면에서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아마도 (기준금리가) 더 오래 더 장기적으로 인상돼야 할 것이다"라고 짚었다. 이어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1.5%포인트 정도 올릴 수 있다고 보았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말 기준으로 3.75~4%까지 올라간다.

앞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연준이 긴축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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