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유럽 제조업 하락세…세계 경기 침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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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유럽 제조업 하락세…세계 경기 침체 우려↑

권성진 기자 입력 : 2022-08-02 16:58:44
  • 제조업 관련 재고 크게 증가

 

미국 제조업 공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경기 침체 신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의 핵심 축인 중국과 유럽·미국 제조업 경기 확장세 둔화도 심화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53.0)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2.8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6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3월 ISM 제조업 PMI가 198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64.7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1.9포인트나 하락했다. 기업 관계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국면,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인 것으로 본다. 지난달 수치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 경기가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확장세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는 재고지수가 57.3으로 198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비해 신규 주문은 6월 49.2에 이어 7월 48.0으로 2개월 연속 위축됐다. 재고가 쌓인 가운데 새로운 주문이 줄면서 생산을 줄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달 22일 S&P글로벌이 집계한 7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도 52.2로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성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경기 침체는 부인했지만 "소비와 생산 지표가 둔화했다"며 경기 둔화를 인정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미국 GDP(국내총생산) 속보치도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우려를 키웠다. 일반적으로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면 기술적인 경기 침체에 돌입한 것으로 간주된다.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중국도 제조업이 둔화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7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는 50.4를 기록해 6월의 51.7보다 하락했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PMI도 6월 50.2에서 7월 49로 하락해 수축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로이터는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를 보도하며 "현지 매체들은 당국 관계자들이 올해 5.5% 성장률 달성 목표 포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경제 연구 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속적인 봉쇄 정책(제로 코로나)과 소비심리 위축이 중국 경제 회복을 더 더디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 제조업도 수축 국면에 들어갔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제조업 PMI 확정치가 49.8로 6월 52.1보다 하락해 수축 국면에 들어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로존 역시 수요 감소로 팔리지 않은 재고가 증가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로존에서 신규 주문은 6월 45.2에서 7월 42.6으로 떨어지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의 핵심 축인 미국·중국·유럽의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 둔화나 수축에 들어가면서 조만간 경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시장에도 반영됐다. 이날 국제유가는 수요 급감에 대한 우려로 최근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73달러(4.8%) 하락한 배럴당 93.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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