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코로나 버텼던 자영업자들, 이번엔 '전기요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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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돋보기] 코로나 버텼던 자영업자들, 이번엔 '전기요금'이다

홍승완 기자 입력 : 2022-06-28 11:21:00
  • 자영업자들, 코로나·식자재가격·전기요금 '삼중고'

  • 10월 추가 인상에 자영업자들 '요금 폭탄' 우려

  • 자영업자 "가격 올리자니 손님 줄어 악순환"

[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이 잔인한 여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자재 가격이 오른 데 이어 이번엔 전기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 코로나19로 2년 넘게 근근이 버텨왔던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해제로 매출 상승효과를 기대해왔다. 하지만 고물가란 악재에 다시 발목을 붙잡히면서 자영업자들은 다시 한숨을 내뱉고 있다.

28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오는 7~9월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는 연간 최대 수준인 ㎾h(킬로와트시)당 5원 인상될 계획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 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오르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연료비 조정요금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라 한 달 평균 307㎾h를 쓰는 4인 가구는 월 전기요금을 1535원 더 내야 한다. 산업용을 비롯한 용도별 전기요금 인상 폭 역시 1㎾h당 5원으로 동일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달부턴 도시가스 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다. 일반 국민이 쓰는 주택용은 7%, 자영업자가 쓰는 일반용은 7.2% 오른다.
 

[사진=연합뉴스]

그렇다 보니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벌써 여름이 무섭단 목소리가 나온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날 "전기세 무섭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디저트 카페를 운영 중이라고 소개한 한 자영업자는 "아침 8시쯤 출근해 저녁 9시까지 에어컨을 매일 틀다 보니 한 달에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님도 없는데 종일 틀자니 아깝지만, 또 디저트 때문에 (에어컨을) 끄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했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자영업자도 "14평 매장의 경우 한여름 기준 전기세만 80만~90만원이 나온다. 당장 다음 달부터 걱정"이라며 공감했다.

특히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고심은 더 깊어진 상황이다. 최근 식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 전기요금까지 오를 경우 부담이 더 가중되기 때문. 그렇다고 기존 가격대로 팔자니 남는 게 없고 식자재 가격과 전기요금이 오른 만큼 메뉴 가격을 인상하자니 기존 손님들이 빠져나가지 않겠느냔 우려다.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한 회원은 "물가가 오르는 만큼 메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그럴 경우엔 손님이 줄어 악순환에 빠지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오는 10월에도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이 각 4.9원, 0.4원 추가로 오를 예정이라 자영업자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누리꾼들은 전기요금 인상이 서비스 전반의 비용 부담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봤다. 한 누리꾼은 "중환자실에선 전기가 없으면 연명 치료도 못 한다. 특히 MRI, CT 등과 같은 의료 기구도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며 전기요금 인상이 의료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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