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몸집 키우는 세계 3대 철강 공룡 안산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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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몸집 키우는 세계 3대 철강 공룡 안산철강

최예지 기자 입력 : 2022-06-25 07:00:00
  • 안산철강, 링위안철강 합병설 '솔솔'

  • 합병 후 조강량 7000만톤 육박 예상

안산철강 [사진=바이두]

세계 3대 대형 철강 공룡이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중국 대표 철강회사 안산철강(鞍鋼·안강)이 링위안철강(凌鋼·링강)과 합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합병 후 조강 생산 능력 7000만톤 육박 예상...세계 2위 업체 '위협'
22일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링위안시에 기반을 둔 링위안철강은 이날 공고를 통해 안산철강과 합병 추진을 논의하고 있다며 향후 회사 지배주주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논의 초기 단계인 만큼,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확정 후 다시 유관 부서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21세기경제보도는 업계 인사를 인용해 양사 합병 시 공업 집중도가 향상돼 조강 생산능력 구조와 생산량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대형 철강 기업의 합병 후 조달, 생산, 연구개발, 판매, 산업망 협력 등 방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동종 업체 간 출혈경쟁도 막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왕궈칭 란거 철강연구센터 주임은 "안산철강과 링위안철강은 같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합병하게 되면 두 회사는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링위안철강은 지난해 매출 261억5400만 위안(약 5조원), 조강(강철 제조공정으로 만들어지는 강괴) 생산능력이 600만톤의 중국 500대 철강업체 중 하나다. 만약 합병 성공 시 연간 조강 생산능력이 6900만톤 규모까지 확대되면서 조강 생산능력 7000만톤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안산철강은 앞서 14차5개년 기간(2021~2025년) 조강 생산능력을 7000만톤까지 확대하고 연 매출 3000억 위안(약 58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지난해 8월 안산철강은 번시철강과 합병 후 조강 생산능력이 6300만톤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중국 바오우(寶武)그룹과 룩셈부르크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세계 3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불과 2020년만 해도 조강 생산능력 기준 안산철강은 세계 7위였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위와 5위는 각각 일본 닛폰스틸과 중국 사강그룹이며, 6위가 한국의 포스코가 차지했었다. 

성장 속도로 보면 안산철강이 조만간 아르셀로미탈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은 아르셀로미탈의 조강 생산능력이 7926만톤인 것을 감안하면 안산철강이 2025년에 아르셀로미탈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국유기업 개혁, 탄소중립 속 효율성 모색 일환
이는 안산철강이 번시철강과 합병한 지 약 1년 만에 나온 소식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중국 랴오닝성 양대 철강회사인 안산철강과 번시철강이 합병을 논의한 지 16년 만에 합병했다.

안산철강과 번시철강은 사실 2005년부터 양사 간 합병을 논의해왔지만 지난 16년간 지지부진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철강업계에 탄소중립 등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합병 필요성이 커지자 양사 간 합병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철강업은 제조 분야에서도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업종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거액의 투자를 해야 하는 철강업계로서는 합병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절실해진 것이다. 

이번 인수도 이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과잉 생산과 과잉 경쟁을 줄이고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철도·선박·건설·자재·철강 분야에서 국유기업 합병을 적극 추진해왔다.

지난 2월엔 공업신식화부(공신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생태환경부가 공동으로 ‘철강업 고품질 발전에 대한 지도 의견'을 발표해 산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독려하기도 했다. 업계 유수 기업들이 합병을 실시해 세계적인 수준의 초대형 철강 기업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 아래 지난해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우철강도 중국 7위 국유철강 업체 산둥강철과 합병했다. 바오우는 지난 2016년부터 중국 내 10위권 철강 업체들을 잇달아 집어삼키며 덩치를 키워왔다. 산둥강철과 합병함으로써 연간 1억5000만톤 규모의 조강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초대형 철강 공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2위 아르셀로미탈(7926만톤)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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