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날아오른 KT&G, 2분기도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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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날아오른 KT&G, 2분기도 순항할까

남라다 기자 입력 : 2022-06-23 18:11:11

KT&G 대전 사옥과 백복인 대표(사진 오른쪽). [사진=KT&G]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KT&G가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만큼 올해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았다. 그러나 올 1분기부터 시장 예상과 달리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KT&G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KT&G의 2분기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담배의 해외 수출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수요 증가가 수익성 회복의 열쇠가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올 들어 실적 반전...2분기 수익성 개선 전망 우세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G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 1분기 KT&G의 실적은 날아 올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했다. 매출액은 1조4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3330억원으로 6.3% 늘었다. 

2분기에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매출액의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조3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영업이익의 시장 전망치는 335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5%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1분기 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폭은 둔화됐지만 이익 흐름을 이어가는 셈이다.  

특히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전망은 깜짝 실적을 낸 1분기보다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가 1조3258억원임을 감안하면 영업이익률은 약 25.3%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23.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률(24.5%)도 웃도는 수준이다. 

상반기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연간 실적 전망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5098억원, 1조34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증가율은 매출 5.4%, 영업이익 0.9%다. 

이러한 실적 흐름세는 의외라는 업계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실적 기대치가 상당히 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KT&G의 매출은 3.4% 늘었지만 이익 측면에서 마이너스(-)였다. 작년 KT&G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2%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6.5%나 떨어졌다. 미국법인 채권 대손상각비 등 판관비가 늘고 국내 담배 판매량이 크게 줄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 

지난 한해 국내 담배 판매량은 411억개비로, 전년보다 5억개비(1.3%) 감소했다. 흡연 인구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 중후반대를 유지하던 성인 흡연율은 2020년 처음으로 20% 아래(19.8%)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19.1%로 줄며 계속 하락 추세에 있다. 
 

KT&G '릴 하이브리드 2.0 수향 에디션' 제품 및 패키지 이미지. [사진=KT&G]


◆실적 반등 열쇠는 수출·전자담배...엔데믹도 호재

올 한해 수익성 회복을 주도하는 것은 담배의 해외 수출이다. 지난 1분기 KT&G의 해외 담배 판매량은 115억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했다. 2분기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서 해외법인 담배 매출액은 연간 80%로 급등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의 약진이 주목된다. 2분기 인도네시아에서 담배 판매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미국 사업 중단으로 입었던 타격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수요 증가도 긍정적 요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1조8151억원으로 성장했다. 4년 전인 2017년(3597억원)에 비하면 시장 규모는 5배나 커졌다. 올해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KT&G의 점유율이 상승세란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 1분기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45.1%로 경쟁사인 필립모리스(43%)를 앞질렀다. 진출 초기였던 2018년(16.1%) 대비 점유율이 2.8배 확대됐다.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운 신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G는 릴 솔리드와 릴 플러스, 릴 미니, 릴 하이브리드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공세를 폈다.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 점도 한 몫 했다. 현재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를 수출하는 국가는 일본, 이탈리아, 폴란드, 그리스 등 25개국에 이른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수혜도 기대된다. 지난달부터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자회사인 KGC인삼공사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하늘길도 열리면서 해외 여행 수요 증가에 따라 면세점 매출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KGC인삼공사의 매출 비중에서 한때 20%를 차지했을 정도로 주요 판매채널로 꼽힌다. 지난 3월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된 데다 하늘 길도 다시 열리면서 해외여행도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매출 회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미국 사업을 중단했음에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수출이 회복 추세에 있다"며 "글로벌 차세대 담배(Next Generation Product, NGP)향 수출 지역이 확대되면서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KGC인삼공사의 면세점 매출 회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변수는 존재한다. 어느 때보다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휘발유, 담배 제조에 필요한 담뱃잎과 필터 등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금리가 인상된 영향이 크다.

다만 KT&G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의견이 나온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재료비 상승 압력에도 제한적 영향을 받음에 따라 높은 이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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