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확대경]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도...검수완박 맞대응 위한 인사 초읽기

신진영 기자 입력 : 2022-06-20 14:29 수정 : 2022-06-20 14:42:57
신진영 기자 2022-06-20 14: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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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검찰 정기인사가 이르면 다음 주 이뤄질 전망이다. 7월이나 8월 중으로 예상됐던 검찰 정기인사 시점이 앞당겨진 건 '검수완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 전 최대한 주요 수사를 끝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총장 패싱' 논란으로 차기 검찰총장이 '식물 총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21일 오후 3시 검찰인사위원회를 소집해 인사 기준과 대상 등을 심의할 계획이다. 

검찰인사위는 법무부 장관이 요청하면 검찰인사위원장이 소집한다. 검찰청법 35조에 따르면 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한 11명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검사 3명,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하는 판사 2명,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하는 변호사 2명,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 1명씩 추천하는 법학교수 2명, 각계 전문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 변호사 자격을 갖지 않은 사람 2명이다. 

인사위 회의가 끝나면 법무부는 큰 시차 없이 검사장급 인사와 중간급 간부 인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뒤이어 평검사 인사도 7월 중으로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18일 시행된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에 이어 이번 인사도 이원석 대검 차장과 협의하고 윤 대통령의 재가를 받을 생각이라고 알려졌다.  
 
尹 정부 첫 검찰 정기인사, 28기에서 32기 대거 약진 전망
검사장 승진 대상으로는 사법연수원 28기에서 29기가 거론된다. 28기에서는 △임현 서울고검 형사부장 △신응석 서울고검 공판부 검사 △이진동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29기에서는 △신봉수 서울고검 공판부 검사 △박세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박지영 춘천지검 차장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 △송강 청주지검 차장 △이진수 서울남부지검 1차장 △조재빈 인천지검 1차장 △황병주 서울고검 검사 등이 대상자로 거론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일선 청의 차장검사 자리와 수도권 주요 차치지청(차장검사를 두는 지청)장 모두 교체될 전망이다. 차장검사 핵심 보직은 연수원 30기에서 31기가 채울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뤄진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차장 검사로 보임된 박영진 2차장, 박기동 3차장, 고형곤 4차장도 연수원 30기에서 31기였다. 

검찰 내 핵심 보직으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 인지 수사 부서에는 '특수통' 검사들이 전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단성한 청주지검 형사1부장(32기), 이정섭 대구지검 형사2부장(32기), 김영철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장(33기) 등이 중요 보직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들 중 한 검사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승진 관련해서 연락은 받지 못했다"며 "곧 인사가 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검수완박' 전 주요 수사 성과 내야 하는 검찰
중간급 간부 인사가 끝나면 평검사 인사도 곧바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수완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법안' 시행 전에 검찰 입장에서 가시적인 수사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주요 사건 수사 결과를 내기 위해 검찰 진용을 재정비하는 셈이다.

특히 최근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의 '윗선' 수사가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서울동부지검은 20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혁신과 과장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사 대상이 됐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으로 갈 '좌천성 인사' 대상자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 정원을 4석에서 5석으로 추가해 총 9석으로 증원하는 개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14일 법무부 차관회의에서 해당 개정안과 검찰의 직접 수사 부서를 늘리는 직제개편안이 통과됐다. 
 
총장 없는 두 번째 인사..."법을 또다시 지키지 않는 일"
법조계는 검찰 정기인사가 또다시 검찰총장 공백 상태로 단행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차기 검찰총장이 자칫 아무런 힘이 없는 '식물 총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청법 34조 1항(검사의 임명 및 보직)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검찰청법에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의견을 들어 보직을 제청할 수 있게 돼 있다"며 "검찰총장이 나중에 임명되더라도, 앞서 이뤄진 검찰 인사로 추후 수사를 지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검찰 인사로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인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검찰총장이 없는 상태에서 인사를 진행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요구해 야당이 거부를 한 것도 아니다. 지금은 검찰총장 부재에 대한 책임이 정부에 오롯이 있는 상황이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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