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분상제 개편] 금융이자·원자재 가격 반영…사실상 尹 정부 첫 부동산 대책되나

김봉철 기자 입력 : 2022-06-14 18:00 수정 : 2022-06-14 18:44:44
이달 중 발표 예정…관련업계 촉각
김봉철 기자 2022-06-14 18: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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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재개발 단지 앞에 청약 1순위 마감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단지는 일반분양에서 328가구를 모집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지만, 청약 당첨자의 42%가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무순위 청약에 나섰다. 최근 분양가가 올랐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집값 급등기에 '청약 불패'로 여겨졌던 서울에서도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분상제) 개편안 발표가 다가오면서 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분상제 개편안 발표를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첫 부동산 대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분양가 상승 불가피…‘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 필요
 
분양가상한제는 신규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사 이윤을 보태 분양가를 산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토록 한 제도다.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주택을 분양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 택지까지 확대 적용됐다.
 
분양가는 택지비와 공사비, 가산비로 이뤄진다. 국토부는 조합원 이주비, 조합 사업비 금융이자, 영업 보상, 명도소송비용을 가산비로 인정하는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래도 청약 수요자를 비롯한 주택 구매 예정자들은 분양가 인상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에서 분상제를 손질할 경우, 현실화된 분양가로 주택이 공급될 가능성이 있어 실수요자의 가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서울 정비사업지 주택 공급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분상제가 개선되면 실질적인 공급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주택업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제도개선안이 모두 시행되면 주변 시세의 50~60%인 상한제 대상 아파트의 분양가가 70~80%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건은 분상제 개편으로 민간 주택공급이 활성화되느냐다. 그동안 상한제가 설정된 분양가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업계가 분양을 연기한다는 소식이 이어져 왔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대상으로 대출 규제 완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 가구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선을 80%로 올려주기로 했다.
 
또한 8월부터 청년·신혼부부에게는 최대 50년간 갚을 수 있는 초장기 모기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2004년 최대 20년으로 출발한 정책 모기지의 만기가 민생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18년 만에 50년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시중은행이 최근 40년짜리를 출시했고, 이번에 내놓을 모기지는 50년짜리 정책 대출 상품이다.
 
대출 기간이 길어지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해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고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들 수 있다.
 
◆국토부, 고분양가 심사제 카드도 ‘만지작’…일부 지역 해제 여부 관심
 
정부는 분상제 개편과 함께 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고분양가 심사는 분상제 대상 지역이 아닌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 적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상지역은 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각각 49곳, 112곳에 달한다.
 
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는 분양보증 심사의 일환으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과도하게 높아 미분양이 발생하는 경우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를 분양가 억제 목적으로 사용하면서 민간 공급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심사 평가 기준을 개편하거나 기준 공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달 말 열리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통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이 일부 해제될 지도 관심사다.
 
정부는 지난해 2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HUG 고분양가 심사 제도의 인근 시세 산정 기준, 비교사업장 선정 등 심사 기준을 바꿔 분양가가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올해 HUG 심사 기준에 따라 분양가가 책정됐던 서울 강북구 미아3구역 재개발 사업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나 강북종합시장 재정비사업인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는 서울의 다른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분양가격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설업계는 HUG의 분양가 통제가 분양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고분양가 심사제도 폐지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한국주택협회는 앞서 정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분양가 산정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고분양가 심사 제도를 폐지하거나 폐지가 불가하면 세부 심사 기준을 상세히 공개하고 이의제기 절차를 신설해줄 것”을 공식 건의했다.
  
◆6월 분양시장 ‘썰렁’…정부 정책 발표 후 시장 추이 관심
 
부동산시장은 분상제 개편에 대한 이른바 ‘눈치보기’로  분양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6월 둘째 주에는 전국 7곳에서 총 2666가구(오피스텔 및 공공분양 포함, 행복주택 제외)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이는 6월 첫째 주 분양물량 7797가구보다 65.8% 줄어든 수치다. 작년 같은 시기 7236가구에 비해서도 63.2% 줄어든 것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이어 국토부의 분상제 개정안 발표를 앞둔 만큼 6월 분양시장은 잠잠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부 중소 건설사는 수익성 문제로 수주 현장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면서 “공급자들이 분양가 인상 없이 원활한 공급을 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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