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모든 게임이 3년 안에 '블록체인 게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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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모든 게임이 3년 안에 '블록체인 게임' 된다"

임민철 기자 입력 : 2022-05-24 18:30:00
  • 6월 나올 '위믹스 3.0' 거버넌스 확대 예고

  • "UI·UX, 블록체인 핵심 경쟁력…적극 투자"

  • "위믹스 기축통화 만들면 가격 상상 초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위메이드 간담회 영상 갈무리]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한 해 5만개에 달하는 신작이 쏟아지는 게임 업계에서 3년 안에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 게임'으로 분류될 것이란 관측을 제시했다. 블록체인 게임 중심으로 대전환하는 미래 게임 산업 판도 속에 자사 '위믹스(WEMIX)'를 지배적인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위믹스 블록체인으로 모든 게임 속의 재화와 외부 경제를 하나로 묶은 거대한 '게임 간(inter-game)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위믹스 토큰을 '게임계의 기축통화'로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 대표는 2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위메이드 간담회 자리에서 기자들과 주요 사업 현안 관련 질문에 답했다. 최근 테라폼랩스의 테라·루나 가격 폭락 사태로 스테이블코인에 부정적 인식이 커진 가운데 위메이드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위믹스달러'를 발행하게 된 배경과 다른 스테이블코인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위믹스달러뿐아니라 위믹스 토큰 생태계의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역할을 새로 맡게 되는 '위믹스 3.0'과 이를 활용하는 게임 플랫폼, 탈중앙화자율기구(DAO) 플랫폼의 사업 기회가 크다고 봤다.

장 대표는 우선 상장사로서 자본시장 법률을 준수하는 위메이드와 그런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여타 암호화폐 프로젝트 주체, 그리고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 토큰과 다른 암호화폐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른 (코인·토큰 발행) 사업자와 달리 위메이드는 대형 상장사로서 감사와 준법감시 등 내부 통제 장치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국제표준화기구(ISO) 등의 인증요건 충족 등 (법적으로) 준수해야 할 절차가 있다. 내부통제는 다른 코인 프로젝트와의 주요 차별점으로 작용해 왔고 지금도 그렇다. 또 위믹스 토큰은 게임계의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게임이 암호화폐의 최대 사용처가 될 것이라고 말해 왔다. 게임이라는 유틸리티를 갖고 있는 위믹스는 다른 활용처가 없는 코인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전개하면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고, 이는 위믹스달러라는 이름으로 발행될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혁신적인 사업을 책임있게,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위험관리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사업을 전개해 왔다. 스테이블코인(발행계획)도 비슷하다. (위믹스 플랫폼에 올라간) 11개 게임 코인이 거래되는데 거래소에서 변동돼 이게 얼마라고 얘기할 수 없다. (변동성 완화라는) 필요와 위험관리 목적에서, 우리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인정하는 법이 제정될 경우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고 판정될 수 있을만큼 안정적으로 (경제구조를) 구성할 것이다."

그는 앞서 위메이드가 위믹스 토큰을 판매해 발생한 수천억원 규모의 현금 수익을 한 때 '매출'로 인식했다가 '선수수익'으로 변경한 회계처리 기준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회계처리 기준은 아직 국제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다. (게임 업계에서도) 아바타 관련 세일즈, 게임 개발 비용 등의 회계처리 기준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정립돼 왔다. 지난 4년 간 암호화폐 관련 회계처리 기준이 발전해 오긴 했지만 아직 정립되지 않아 (현금 수익을) 매출로 잡았다가 선수수익으로 잡았다가 하는 것처럼 변동될 수 있다. 우리는 위믹스를 유동화해 들어온 현금을 선수수익으로 잡기로 했다. 이것이 제가 아는 한 가장 보수적인, 더 이상 보수적일 수 없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위믹스는 카카오 그라운드X에서 개발된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이용하는 암호화폐였는데, 앞으로는 위메이드가 직접 개발해 선보이는 위믹스 3.0 블록체인에서 발행·유통되는 코인으로 전환된다. 다음은 장 대표의 자체 메인넷 구축 배경 설명이다.

"4년 전 소규모 팀으로 위믹스 사업을 시작할 때 자체 메인넷 구축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타사) 메인넷을 통해 세컨드 레이어를 활용한 것이다. 이제 위메이드가 보유한 자원과 위믹스에 집중하고 있는 전사적 역량을 고려하면 메인넷을 직접 구축할 상황이 됐다. 자체 메인넷을 구축할 기술역량이 있고 이걸 활용할 사업도 있어,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스왑(기존 위믹스토큰을 새 메인넷에 가져오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위메이드는 기존 위믹스 거버넌스 파트너의 참여를 전제로 확대된 거버넌스 구조를 갖춘 위믹스 3.0 메인넷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생태계)가 지금까지 온 데에 파트너의 역할이 있었다고 본다. 그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조가 이어진다. 위믹스 3.0 거버넌스에서 기존 파트너가 일부 (의사결정권을) 갖되 나머지를 글로벌 위믹스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를 현재 물색하고 있다. (최근 거버넌스 파트너로 합류한다고 알려진 '대한민국 대표기업'의 정체를 묻자) 우리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고, 오늘·내일일 것 같은데, 이제 그 회사에서 도장을 찍으면, 계약체결 즉시 투명하게 공지할 것이다."

위믹스 3.0 노드를 운영할 거버넌스 파트너 수는 대략 40개사다.

"기존 위믹스 거버넌스는 파트너 수가 제한적이었는데 위믹스 3.0에서는 40개 (파트너) 정도의 노드 운영 규모를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파트너십이 진행되고 있다. 규모는 더 늘어날 것 같다. (운영기간이) 3년 좀 더 됐는데 안정적으로 운영돼 (다수 노드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새 메인넷이 열리면 탈중앙화도가 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기존처럼 세컨드 레이어 체인에서 트랜잭션 빈도가 높은 게임 서비스 처리를 제외한 (위믹스 온보딩 게임의 토큰 거래를 처리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선 위메이드의 의도대로 위믹스에 수많은 게임이 연동되면 그 블록체인 게임 간 경제 생태계의 틈을 악용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 대표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주장했다.

"그런 부작용은 인터게임 이코노미 없는 갈라파고스 게임에 있다. 내가 뭔가 조작하고 개입하면 차익거래를 할 수 있는 위험은 하나하나의 (단절된) 경제구조일 때 오히려 더 크다. 인터게임 이코노미가 단일 게임 이코노미에서 나타났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서로 연계된 거대 경제구조일 때, 문제 해결에 시간이 더 걸릴 수는 있지만 훨씬 더 자유로운 시장 안에서 하나하나의 (조작·개입에 의한) 영향이 작고, 자정되고, 안정화할 수 있다."

장 대표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의 뿌리를 '게임'에 두면서도 위믹스 3.0 메인넷을 활용할 DAO 플랫폼의 개념을 대략적으로 제시하면서 대체불가능토큰(NFT) 역시 자신의 광범위한 '게임 간 경제' 생태계 구상의 큰 축이 될 수 있음을 나타냈다.

"위믹스 3.0에서도 가장 큰 축이자 경쟁력은 게임이다. 게임이 우리의 경쟁력이라는 점은 수도 없이 말했다. 게임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위믹스 3.0을 만든 것이다. 다만 메인넷 운영을 게임용으로만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 나일(Nile)이라는 이름으로 NFT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주목받은 NFT는 (수집)욕구라는 굉장히 좁은 시장에 소구하는 '컬렉터블(수집형NFT)' 뿐이었지 않나. 아직 성공사례가 없는데, NFT를 DAO와 결합하면 팬덤·멤버십 생태계를 더 경제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위메이드는 NFT와 DAO를 결합한 사업모델로 유명인사 팬덤 등 '비(非) 게임' 영역의 멤버십 커뮤니티 수요를 공략할 전망이다.

"회원들이 골프를 많이 칠수록 가격이 오르는 골프장 회원권처럼 소비와 경제적 가치가 함께 증대되는 구조가 있다. 어떤 축구선수, 아티스트의 팬덤이나 게임 길드, 이런 멤버십이 형성된 공동체도 DAO 형태로 운영되면서 NFT 발행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나눠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누군가 아티스트의 NFT를 산다면 그 아티스트의 성장과 함께 NFT의 가치가 높아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엔터테인먼트·스포츠 분야 기업에 (위믹스 3.0 파트너 제안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

장 대표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 전반을 아우르는 '편의성'이 블록체인 게임 대중화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위메이드 차원에서 이 분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 거래소와 위믹스 월렛을 포함한 모든 블록체인 서비스가 UI·UX 관점에서 여전히 어렵다. 기술적으로 잘 아는 사람을 제외하면 굉장히 쓰기 불편하다. 블록체인에서 어떤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의 혁신도 있겠지만 그에 버금가는 것이 UI의 혁신일 것이라 본다.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누구나 편리하게 쓰는 UI·UX가 나와야 한다. 이 쪽 인력을 굉장히 많이 충원 중이고 지속적으로 이 부분을 개선할 것이다. 이게 우리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거다. 위믹스 3.0이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됐음을 느낄 수 있을 거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 사업 실적 관련 질문에 '다다익선'이란 취지로 답하면서 위믹스 생태계에 수많은 게임사들이 동참할 것이라는 강한 기대를 드러냈다. 위믹스가 글로벌 PC 게임 퍼블리싱 플랫폼인 '스팀'에 견줄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수익 목표는 없고 클수록 좋다. 위믹스 매출은 매우 작지만 연내 100개 게임이 온보딩하고 내년에 오픈플랫폼이 되면…당장 내년은 아니더라도, 3년 내에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 게임이 될 것이라고 본다. 블록체인 게임이 되면,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기 때문이다. '게임으로 하루 얼마 버느냐'는 다른 문제다. 작년 글로벌 출시된 게임이 5만개, 밸브(스팀)에 올라온 신작 게임이 1만개다. 위메이드는 이런 플랫폼 경쟁에서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고 가장 앞서 있는만큼 위믹스가 지배적인 단일 플랫폼이 될 것이다."

위메이드는 새로운 기반 기술과 거버넌스 체제를 채택하는 위믹스 3.0의 가동에 앞서 새로운 백서를 작성·배포한다. 영어로만 쓰였던 기존 백서와 달리 이번엔 한국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로 번역 공개될 예정이다.

"우리가 한국 회사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기 때문에 위믹스의 백서는 영어 기반일 수 밖에 없다. 초기 위믹스 프로젝트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진행한 게 아니라 영어 버전 관리하는 것만으로 벅찼다. 위믹스 3.0이 나오면 그 백서는 여전히 영어를 공식 레퍼런스 언어로 쓸 것이다. 법률적인 최종 문서는 여러 번역본이 있더라도 각 언어의 뉘앙스가 조금씩 다를 경우 레퍼런스가 되는 언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한국어와 다른 몇 가지 언어로 (백서 제작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장 대표에 따르면 위믹스 3.0은 향후 다른 사업자의 블록체인 사업을 지원하는 개방형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제공될 수 있다.

"지금은 클레이튼이 메인넷이고 위믹스는 그 사이드체인, 서브체인이다. 위믹스 3.0은 클레이튼, 이더리움, 솔라나 같은 수준의 (메인넷) 체인이다. 지금은 위믹스에 다른 사업자가 들어와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없는데, 앞으로 더 오픈된 탈중앙화 형태로 우리 자원을 공유하게 된다. 우리는 자체 사업을 열심히 하고 게임 코인이 계속 늘어나면 여기서 신사업을 원하는 사업자가 자신들만의 서비스와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장 대표는 세계 각국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 진흥 제도와 정책적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이어 최근 두바이에 해외법인 사무실을 낸 것도 그 일환이다.

"두바이 진출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에 사무실을 열고 직원을 채용해 사업을 전개하려는 것은 맞다. 싱가포르에 위믹스 토큰을 발행한 법인(위믹스PTE)이 있고 이곳이 글로벌 사업의 중심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지만, 여러 나라의 암호화폐 관련 진흥책과 기업 유치 정책에 따른 혜택을 향유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사무실을 설치하고 적재적소에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두바이는 암호화폐 비과세 제도와 사무실 공간 제공 등 혜택이 있다. 리히텐슈타인, 바하마, 미국 곳곳에 그런 혜택이 있다."

글로벌 트렌드와 상반되게 블록체인 게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국 시장 상황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현행법이 명백히 P&E 게임을 금지하고 있어 한국·중국에서는 서비스하지 않는데, 이것이 어떤 사회적 의미를 지녔고 순기능·역기능은 무엇인지, 우리가 이걸 어떤 식으로 허용할지에 대해 좀 더 스마트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업계와 행정부·입법부 차원의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 (허용하는) 다른 나라가 뭘 잘 몰라서, 사회 규율과 미덕에 대한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지 않겠나. (규제당국이) 현상을 공부하고 전세계 흐름에 발맞춰 갔으면 좋겠다는 것을 경영인으로서 생각하고 있다."

향후 규제 동향을 주시하면서 글로벌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회사의 주가, 위믹스 토큰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블록체인 관련 법이 제정되고, 시장에서 암호화폐의 옥석이 가려지는 날은 반드시 온다고 예상해 왔다. 당장 어떤 규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어떤 법이든 준수하면서 사업을 전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위믹스 코인 가격을 단기적으로 올리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우리 비전이 인정받고 있으니 이것을 잘 실행하는 일이다. 위믹스가 글로벌 게임계 기축통화가 되면 지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가격대가 될 것이라 보고 그걸 위한 펀더멘털을 구축하는 게 지금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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