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최고가 분양' 무색하게…광주 화정현대아이파크 '와르르'

홍승완 기자 입력 : 2022-01-12 15:03 수정 : 2022-01-13 10:41:47
39층 주상복합아파트로 '지역 대표 단지' 기대감…분양가는 역대 광주지역 최고가 사고로 입주 일정 차질 빚을 듯…예비 입주자들 "무서워 살 수 없을 듯" 불안감 고조 아파트 붕괴사고로 실종된 작업자 6명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 안 되고 있어
홍승완 기자 2022-01-13 10: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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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안전진단에 투입된 드론 [사진=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가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는 39층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지역 대표 단지가 될 것으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아파트 일부 층수가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공개되자 예비 입주민들은 불안해 살 수 없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12일 경찰과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가 무너져 내렸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사고는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진행하던 중 23~38층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두고 당국이 조사 중이지만, 전문가는 인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가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모습 [영상=독자]

사고 직후 현장을 찾은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39층에는 평소에도 바람이 상당했을 것이고 사고가 난 날엔 강풍이 불어 타워크레인 지지물과 거푸집 등이 풍압을 견디지 못하고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타설해놓은 콘크리트 강도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보통 콘크리트는 -0.5~2도 이하일 때 얼게 된다. 콘크리트가 초기에 얼면 단단하게 굳지 않아 강도가 약해진다. 따라서 겨울철 콘크리트 공사는 열풍 작업을 통해 콘크리트가 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충분하게 굳히지 않으면 강도가 약해져 사고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광주 학동 참사 이어 또 사고 발생한 HDC 현대산업개발 [사진=연합뉴스]

이 아파트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공교롭게도 작년 6월 광주에서 17명이 죽거나 다친(사망 9명·부상 8명) 학동 건물 붕괴 참사 시공사이기도 하다. 현재 이 사고로 작업자 6명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실종자 가족에 따르면 실리콘 작업 3명, 소방설비 업무 2명, 배관업무 1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 중 일부는 전날부터 휴대전화가 꺼져 있었고, 일부는 신호가 가다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사고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는 어떤 곳?
사고가 일어난 광주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는 서구 화정동 일대 초고층인 39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주목받았다. 규모로는 지하 4층·지상 39층 총 7개 동 847세대다.

이 아파트는 영화관과 대형 서점, 음식점 등이 몰려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 광주 유스퀘어를 비롯해 이마트·신세계백화점 광주점 등이 가까워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19년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면 43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9261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67.68대1을 기록했다. 2단지 전용면적 84㎡D타입의 경우 31가구 모집에 3350명이 접수해 세 자릿수 경쟁률(108.06대1)을 보였다. 2019년 6월 당첨자 발표 당시 공개된 평(3.3㎡)당 분양가로는 광주에서는 상위권인 1631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광주서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아파트 붕괴사고로 예비 입주자들의 기대감은 '와르르' 무너졌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광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엔 '화정현대아이파크의 위엄'이라며 공사 현장 사진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화려함에 정점을 찍었다. 분양 당시 분양가에 놀랐지만, 현재 광주 시세로 볼 때 충분한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 소유하신 분들 든든하겠다"라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붕괴 사고 이후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같은 커뮤니티 회원은 "해당 아파트는 무조건 철거한 뒤 다시 짓도록 광주시민이 나서야 한다. 보수공사로 마무리되면 입주 후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개 동만 무너졌더라도 다른 동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같은 방식으로 지은 단지이니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과 같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예비입주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도 "시공사가 물어줘야 한다" "무서워 살 수 없을 것 같다" "싹 다 부수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가고 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이틀째 [사진=연합뉴스]

한편 광주 화정현대아이파크의 총 계약금액은 부가세 포함 2735억1320만원이다. 만약 붕괴 사고가 발생한 동을 전면 철거한 뒤 재시공한다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 수분양자들에게 입주 지체에 따른 지연배상금도 지급해야 해 1000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인접한 다른 동까지 철거하고 다시 지을 경우엔 3000억원+@까지 손해액이 커질 수 있단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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