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전경[사진 = 롯데쇼핑]
롯데쇼핑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백화점 사업부는 백화점과 아울렛을 분리, 각 채널별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외부 전문가와 여성 임원을 대거 포진하기로 했다. 동시에 이커머스 사업부에 힘을 싣는 등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백화점·이커머스 사업부가 최근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최근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를 수장으로 맞이한 롯데백화점은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먼저 기존 수도권1, 2본부와 영호남본부 등 3개 지역본부를 통합한다. 브랜드 협상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반면 백화점 사업부와 아울렛 사업부는 분할해 백화점과 아울렛의 채널별 특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선식품 부문은 기존 상품본부에서 분리해 대표 직속으로 두기로 했다. 또 식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선식품과 F&B(식음료)로 분리하기로 했다.
상품 전문성 강화를 위해 상품본부는 기존 6개 팀에서 12개 팀으로 확대 개편한다. 실적을 견인해온 해외명품 부문은 △럭셔리 브랜드 △의류 △시계·보석 등 3개로 나눴다. 남성 스포츠 역시 △남성 패션 △스포츠 △아동 등 3개 부문으로 나눈다. 이외에도 잡화여성팀, 화장품팀, 생활가전팀 등을 세분화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화 구축을 위한 전문 조직도 양성한다. 상반기 중 외부로부터 해외 명품, 마케팅, 디자인 분야 전문 임원도 영입한다. 내부 인재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차·부장급 젊은 인사도 전문성이 있다면 파격 승진을 시행하고 여성임원도 기존의 두 배로 늘린다.
이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도 수평적 조직 문화를 위해 신규 인사제도인 '커리어 레벨제'를 도입했다. 기존 롯데그룹의 담당-대리-책임-수석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직급 대신 팀장과 팀원 직책만 남는다. 또한 평가 시스템도 능력 위주의 절대 평가 방식으로 재정비했다.
롯데쇼핑이 체질 개선에 고삐를 죄는 배경에는 실적 부진 영향이 크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9%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온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240억원, 영업손실은 460억원이다. 롯데온의 누적적자만 1100억원에 달한다.
4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줄어든 1626억원으로 추산된다. 할인점, 하이마트, 이커머스 사업부의 수익성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희망퇴직비용 등 일회성 비용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이 4분기 성수기를 맞아 회복되겠지만 전년 대비 감익 추세는 지속할 것"이라며 "할인점, 하이마트, 이커머스 등 주력 사업부문의 수익성도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