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가격인상 한파] 명품도 예외 없다…샤넬 오픈런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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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가격인상 한파] 명품도 예외 없다…샤넬 오픈런 현장 가보니

김다이 기자 입력 : 2022-01-12 06:00:00

11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영업 시작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새해 벽두부터 이어진 명품 가격 인상 소식에 '오픈런' 열기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루샤' 중 에르메스가 새해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샤넬까지 인상 조짐을 보이면서 많은 고객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명품매장을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오전에도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 앞은 영하의 날씨 속에서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하고 줄지어 앉아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샤넬’을 구매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매장 앞에 대기하고 있는 이들은 줄서기 대행 알바생부터 주부, 학생, 리셀러(상품에 웃돈을 얹어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지만 기꺼이 줄을 설 만한 가치가 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만난 최모씨(35‧서울 용산구)는 “일찍 와야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새벽 4시에 나와서 샤넬 매장에 줄을 서게 됐다”면서 “둘째 출산을 앞둔 친구에게 뜻깊은 선물을 하고 싶어서 친구들끼리 돈을 모았다. 새벽부터 줄을 서고 고생해서 구해 주는 선물인 만큼 친구에게도 더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씨(38‧서울 영등포구)는 줄서기 대행 알바를 고용해 그나마 여유 있게 나온 경우다. 김씨는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알바에게 대신 줄을 서게 하고 이후에 교대했다"며 "명품이 가진 희소가치가 높다고 생각해 원하는 가방을 살 때까지 오픈런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보복 소비의 대상이 되면서 명품 품귀 현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명품 브랜드들이 유례없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명품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2015년 1조455억원과 비교했을 때 53% 커졌다.
 
샤넬뿐만 아니라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들의 예고 없는 기습 가격 인상에 “명품은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이 등장할 정도다.

실제로 올해도 새해 첫날부터 명품 가격이 뛰어올랐다. 롤렉스는 1일부로 주요 시계 모델 가격을 8~15% 인상했고, 에르메스도 핸드백과 지갑, 스카프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10%가량 올렸다.
 
샤넬도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2월과 7월, 9월, 11월 등 총 4차례에 걸쳐 가격을 6~36% 인상하면서 샤넬의 인기 품목인 클래식백 라인 가격은 전 품목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샤넬의 가격 인상 주기를 볼 때 올해 초 가격 인상이 예상되면서 새해 첫 영업일에는 평소보다 2배 많은 인원이 백화점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한편 명품업계에서 입지가 높은 롤렉스와 에르메스가 신년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업계 가격 인상 도미노가 우려된다. 주요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과 디올, 티파니 등도 가격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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