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마다 몸값 키운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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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마다 몸값 키운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 가능할까

한영훈 기자 입력 : 2021-10-06 08:00: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이 또다시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 앞서 중국의 초강력 규제 방안이 알려지면서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이 “가상화폐를 규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선 비트코인이 4분기 강세를 보일 거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따라서 연내 비트코인 '10만 달러론'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상승세’ 이끈 파월 의장의 입

비트코인은 9월 초만 해도 5만2000달러 정도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모든 가상화폐 거래는 불법 금융 활동”이라는 발표를 내놓으면서 4만 달러 초반까지 수직 낙하했다. 이외에도 중국 지도부는 올 들어 가상화폐의 거래 및 채굴을 모두 금지하는 등 관련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여파로 이더리움 채굴풀들이 운영을 중단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규모 4위의 이더리움 채굴풀(마이닝풀)인 비풀은 중국의 반(反) 암호화폐 기조로 인해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세계 2위 채굴풀인 스파크풀도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단속으로 인해 이달 말까지만 운영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분위기를 바꾼 건 파월 연준 의장의 입이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 의회에 출석해 “중국과 비슷하게 (가상 화폐 등) 디지털 자산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약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

파월 의장은 그간 가상화폐가 금융 시스템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다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중국만큼 강한 규제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월에도 “(중앙은행이 만드는) 디지털 화폐가 나오면 가상화폐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혹시 쓰이더라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바 있다

이러한 파월 의장의 태도에 화답하듯 비트코인은 지난 1일 10% 급등해 4만8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비트코인 가격은 3일에도 떨어지지 않았다.

같은 날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비트코인 관련 금융 상품에 호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 역시도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던 기존 입장과는 온도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 콘퍼런스에서 “가상화폐 자체가 아닌 가상화폐의 선물(先物)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라면 투자자 보호가 상당히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담당자의 상장 심사 검토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인 미국 증시에 가상 화폐 관련 ETF가 상장되면 비트코인 등의 거래가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 가능할까

이처럼 10월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빠르게 올라오자, 향후 분위기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일단 전반적인 베어마켓(약세장)에서는 벗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시장심리지수가 전주 대비 두 배가량 개선된 게 주된 이유다.

지난달 암호화폐 시장은 중국발 리스크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며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됐던 바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27점으로 '두려운'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3일에는 49점(중립적인)으로 올라오며 지난달 하락장 시작 전의 상태(74점·탐욕적인)로 향해 가는 중이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상태임을 의미한다.

이에 '비트코인 10만 달러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연내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일단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비트코인이 연내 1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유명 암호화폐 트레이더인 플랜비(PlanB)가 개발한 비트코인 S2F 모델에서도 비트코인이 올 크리스마스까지 1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플랜비는 지난 8~9월 종가를 정확히 예측하며 시장의 신뢰도를 높인 바 있다.

플랜비는 비트코인에 '스톡 투 플로우(Stock to Flow, S2F)' 모델을 적용한 최초의 비트코인 가격 분석가로 플랜비라는 가명으로 트위터에서 활동 중이다. 그의 팔로워는 85만명이 넘는다.

비트코인 가격이 2017년 이후 대체로 10월에 반등하는 패턴을 보여온 점도 호재다. 2018년 10월(-5.4%)을 제외하고 매년 반복됐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이런 경향을 의식하면서 10월이면 매수를 유발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10월이 시작되자마자 소셜네트워크에 ‘반갑다 업토버’ 등의 게시물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아직 상승장을 단정하긴 성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겸 애널리스트인 렉트 캐피털은 “비트코인은 아직 약세장이 끝났다고 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내릴 수도 있다"며 경고했다. 그러나 렉트 역시 이후에는 다시 오르며 본격적인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최고경영자)도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가상자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금 재확인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는 사람은 바보"라며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두고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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