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신사업 발굴 경쟁] "블록체인 주도권 잡아라"…시중은행, CBDC 유통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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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사업 발굴 경쟁] "블록체인 주도권 잡아라"…시중은행, CBDC 유통 대비

백준무 기자 입력 : 2021-06-07 08:00:00
최근 은행권은 블록체인에도 주목하고 있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는 한편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대비해 유통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데에도 한창이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기업 대상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국민은행은 해치랩스, 해시드와 손잡고 은행권 최초로 가상자산 관리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설립한 바 있다.

가상화폐거래소를 비롯한 법인 고객이 원화를 송금하면, KODA가 장외거래를 통해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수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는 비트코인만 취급하지만 향후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화폐로도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분주하다. 신한은행은 커스터디 전문기업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KDAC는 가상화폐거래소인 코빗,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로코, 가상자산 리서치기업 페어스퀘어랩이 지난해 3월 설립한 기업이다. 신한은행 측은 KDAC와 협력을 통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커스터디 서비스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BDC 유통 시스템 구축에 나선 은행도 있다. 지난 4월 하나은행은 CBDC 유통을 위한 시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현재 CBDC 기술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할 경우 시중은행의 공급, 개인의 교환·이체·결제 등의 과정에서 CBDC가 실물화폐처럼 원활하게 융통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시중은행 중에서 CBDC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은 하나은행이 두 번째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LG CNS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CBDC 플랫폼의 시범 구축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블록체인 연구를 위해 외부와의 협업도 활발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블록체인 플랫폼 헤데라 해시그래프 이사회에 가입했다. 헤데라는 탈중앙화된 퍼블릭 네트워크로, 현재 구글·IBM·LG전자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헤데라의 분산원장 인프라를 활용한 서비스를 구축해 은행 분야의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신한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포스텍과 디지털혁신 연구센터를 설립한다.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금융 분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연구 네트워크를 만들고 인적 교류까지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하이퍼레저(Hyperledger) 및 이더리움기업연합(EEA), R3 등 3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모두 가입을 마쳤다.

이미 은행 업무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울옥션블루와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월렛'을 준비하고 있다. 양측은 고가의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디지털 지분으로 분할해 소액에 판매하는 디지털 자산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블록체인에 기반해 지분을 보유하고 증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DGB대구은행의 경우 사원증에 블록체인을 접목했다.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기술에 기반해, 사원증의 발급부터 출입 이력을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구조다. 블록체인 형태로 정보를 나눠서 보유하기 때문에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개인정보 대량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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