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떨어진다"...크게 뛰는 美국채 금리, 비트코인 붕괴 신호탄?

조아라 기자 입력 : 2021-01-12 15:52 수정 : 2021-01-12 16:15:16
차익 실현 매물에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와르르' "일시적인 가격 조정" VS "버블 붕괴 이제 시작"
조아라 기자 2021-01-12 16: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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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암호화폐 선두주자인 비트코인은 최근 이틀 새 26% 가까이 폭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오후 2시 24분 현재 3만5218달러(약 3880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만 해도 4만1460달러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지만, 불과 사흘 만에 최고점에서 후퇴한 것. 또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도 최근 들어 줄곧 내림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하룻밤 사이 2000억 달러(약 219조원)가 증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차익 실현 매물에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와르르'
비트코인의 갑작스러운 조정은 랠리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지난 12개월 동안 300% 넘게 치솟았고, 최근에는 상승세에 탄력이 붙어 최고치를 다시 쓰기도 했다.

암호화폐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든 건 암호화폐가 잠재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있는 대체 통화로서 금을 견줄 만한 가치를 가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진 탓이다. 앞서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대체 통화를 찾는 수요가 금에서 비트코인으로 옮겨가면서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더욱이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맞물린 달러 반등도 비트코인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11일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대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앞서 로이터는 비트코인 가격 폭락과 관련해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달러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달러를 비롯한) 안전자산으로 투자금이 몰려들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고 있는 건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14일 수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 윤곽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일시적인 가격 조정" VS "버블 붕괴 이제 시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망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비트코인 낙관론자들은 가격 조정이 필요한 시기였다는 반응이다. 1년 새 4배 가까이 뛴 이번 랠리가 1990년대 후반의 닷컴 버블, 2000년대 중반의 부동산 버블보다도 큰 폭이었다는 게 이유다. 니엄 아슬람 AVA트레이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건강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 역시 최근 투자 노트에서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최고 14만6000달러(약 1억60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과감한 전망을 내놨다. 비트코인이 금 대체 투자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가격 상승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의 1차 급등 당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도 더 심하다"면서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비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밀러밸류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이자 헤지펀드계 전설인 빌 밀러 역시 비트코인이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봤다. 밀러 CIO는 "비트코인 총 공급은 연 2% 이하로 늘어나고 있다. 수요가 이보다 훨씬 더 빨리 늘어나고 있는 점은 가격이 명확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비트코인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일주일래 비트코인 가격 추이[그래프=코인마켓캡 캡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월가의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는 "비트코인은 일종의 거품(버블) 영역 안에 있다. 과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모든 상황이 과열되고 있고, 거래하기엔 좋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7년 비트코인이 1만6000달러일 당시, 차익실현을 권고한 바 있다. 이후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내림 곡선을 그리다 2018년 12월에는 반 토막이 났다.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CIO는 트위터에 "비트코인이 그린 포물선 형태의 오름세는 단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돈을 빼낼 시기다"라고 적었다. '닥터둠'으로 유명한 경제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며, 안정적인 가치저장 수단도 아니어서 결국 거품이 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영국 금융감독 당국이 암포화폐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점도 고꾸라진 비트코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이날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일부 업체들이 고수익을 약속하면서 가상화폐 관련 투자와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상품에 투자한 소비자들은 원금을 모두 잃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며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FCA는 암호화폐가 소비자 보호, 가격 변동성, 상품의 복잡성, 요금 및 수수료, 마케팅 자료 등 다섯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암호화폐를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것은 시장에 존재하는 수요와 공급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FCA 경고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가상화폐 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나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2017년에도 2만 달러를 웃돌며 당시로써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중국이 가상화폐 사업을 단속하면서 2019년 3월, 300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크게 부푼 거품이 조만간 꺼질 것이라는 비관론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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