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의 주택 구입은 '영끌'일까, '능력'일까?…건산연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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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의 주택 구입은 '영끌'일까, '능력'일까?…건산연 "능력이다"

한지연 기자 입력 : 2020-12-03 17:27:44
  •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연령대별 매수자 특성 분석' 보고서 발표

[부산 수영구·남구 아파트]


최근 주택 구매 시장에서 나타나는 3040대의 '영끌(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행위)' 행위는 부정적인 '영끌(영혼까지 대출을 끌어모른다)'의 의미보다는 능력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3일 신용평가기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발표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연령대별 매수자 특성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30∼40대가 주택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택 매매시장 참여자 평균 연령이 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산연이 인용한 한국감정원 연령별 주택 매매량 통계를 보면 2019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간 서울의 아파트 거래 중 30∼40대의 매수 비율은 60.8%로, 50대 이상(30.6%)의 2배에 육박한다.

지난해 주거실태조사에서 생애최초주택 마련 연령은 평균 39.1세로 2016년 이후 3년 만에 낮아졌고, 최근 4년 동안 주택 구매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42.8세로 2016년 이후 가장 낮았다.

KCB 주택 매수자 자료에서도 주택 구매자 연령은 올해 1분기 46.6세로 최근 4년 동안 가장 낮았다.

건산연은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소비자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KCB 통계에 따르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 소비자의 평균 연령은 2016년 1분기 46.4세에서 올해 2분기 43.0세로, 4년 3개월 만에 약 3.4세가 내려가 지난해 주거실태조사 결과인 42.8세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건산연은 최근 주택구매자금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계층이 주택 구매에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건산연은 "최근 견조한 주택 매수세가 나타난 것은 비교적 자금이 여유롭지 못한 30∼40대가 신용대출을 통해 '영끌'한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며 "그마저도 부족하면 전세 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에 나선 것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20대도 주택 구매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건산연은 분석했다. KCB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6개월 동안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 등을 활용해 서울의 주택을 구매한 비율은 1주택자의 경우 20대 이하가 23.4%로 가장 많았고, 30대(20.8%), 40대(18.9%), 50대(17.3%), 60대 이상(15.7%) 순이었다. 이 비율은 다주택자 경우에도 20대 이하가 34.5%로 가장 높았다.

특히 건산연은 30대의 임대업 종사율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현재 주택수요가 가수요가 아닌 3040대의 불안심리와 소득향상이 동시에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20대는 3040대와 달리 주택매입에서 투자성향이 더 강했다.

이는 20대가 비교적 오래된 소형 주택을 매입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다. KCB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32.9%였던 20대의 노후 주택 매입 비중은 올해 2분기 56.0%까지 치솟았다.

건산연은 "건령 20년 이상 (노후)주택을 매입한 비중은 20대가 56.0%에 달했으며, 20대 다주택자 중 34.5%가 기타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이러한 점을 통해 이들 연령대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띠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황구매 현상이 영끌이 아니라 능력에 기반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 "영끌과 능력은 금리에 따라 손쉽게 갈릴 수 있고 20대의 공격적 투자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금융안정정책 측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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