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조였는데…3일간 1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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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조였는데…3일간 1조 늘었다

서대웅 기자 입력 : 2020-12-03 19:00:00
  • 규제 전보다 줄었지만 높은 수준

  • 기존 마이너스 통장 집행 영향도

  • 은행들 금리 인상·우대금리 축소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

이번 주부터 한층 강화된 규제로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졌지만,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규모는 3일 만에 1조원 이상 급증했다. 규제 시행일 전주보다는 증가폭이 절반가량 둔화했으나, 규제를 발표한 주보다는 두배 이상 높다. 은행들은 신용대출 수요가 끊이지 않자 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 등 조치에 나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1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7일(132조1034억원) 이후 신용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영업일 동안 1조565억원 늘어난 규모다.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11월 넷째주(23~27일)에는 5영업일간 1조9791억원 증가했는데, 이때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11월 둘째주(9~13일), 셋째주(16~20일)에 각각 4078억원, 4212억원 늘어난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주 대출 증가폭이 지난주보다 축소되긴 했으나, 지난주가 규제 시행 전 '막차 열풍' 기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큰 증가세"라며 "다만 기존에 약정된 마이너스통장이 이번 주에 집행되며 잔액으로 잡힌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이어지자, 은행들도 당국과 별개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3일 오전 6시 대출 신청분부터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각각 0.01% 포인트(연 2.23→2.33%), 0.25% 포인트(2.58→2.83%) 상향 조정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4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 우대금리가 최대 0.6%에서 0.3%로, '우리 금융인클럽'은 최대 0.7%에서 0.1%로 낮췄다. '우리 신세계플러스론', '우리 로얄클럽'도 각각 0.6%까지 제공하던 우대금리를 최대 0.1%로 하향 조정했다.

이 밖에 하나은행은 대출 상품별 한도의 적정성 여부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대한 추가 한도 축소 가능성이 점쳐진다. 케이뱅크도 신용대출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 자금이 부동산으로 흐르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이번 주부터 대출 문턱을 높였다.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받고, 소득과 관계 없이 1억원 넘게 신용대출을 받은 후 1년 내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신용대출을 회수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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