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전수받고, 업계 트렌드 듣죠”...현장에서 먼저 찾는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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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전수받고, 업계 트렌드 듣죠”...현장에서 먼저 찾는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

신보훈 기자 입력 : 2020-11-30 18:35:55
  • 산학연 관계자 모여 시스템반도체 현황 논의

  • “모임에 구심점 있으니 인맥 확장에 좋아요”

  • 업계 의견 모아 정부에 정책 제언도

충남 천안에 위치한 반도체 제조공정 검사장비 생산기업 지에스티는 최근 시스템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모임에 나갔다. 본사와 공장이 모두 지방에 있어 평소 기술교류나 산업 트렌드를 알기 어려웠는데, 업계 관계자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안정욱 지에스티 대표는 “중소기업이 반도체 설계를 하면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많지 않은데, 중견기업‧대기업의 기술 노하우와 업무 방식을 배워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만 활동하다 이런 네트워킹을 통해 기술력을 직‧간접적으로 습득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반도체 검사 장비 관련 2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52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에게 기술 노하우를 전수 받고, 업계 트렌드도 공유하는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i-CON)’가 전국 혁신 생태계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 내 직원들이나 특정 지역 안에서만 교류했던 중소기업도 업계 선두기업과 대학‧연구소, 금융기관을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 현장에서 먼저 모임을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만큼 규제 해소 등 정부에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정책 제언 기능까지 갖췄다. 각 모임은 자체 포럼과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인공지능(AI) 기반 제조혁신 로드맵 등 정부 정책에 현장 의견이 반영되도록 목소리도 내고 있다.
 

[자료=벤처기업협회/제작=김보경 기자]


네트워크에 참가하고 있는 팹리스 기업 큐버모티브의 송봉섭 이사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자주 수행하다 보니 정부와 접촉할 일이 많은데, 업체들이 모여서 제도 개선을 제안하거나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제일 큰 도움은 정보다. 반도체 제품을 만들다 보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의 파운드리 공장 상황이 어떤지 알아야 하는데, 이런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올해는 분기별로 1회 이상 만났다. 저희들끼리는 농담으로 친한 친구들보다 더 자주 모이는 사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의 구심점 역할은 벤처기업협회에서 맡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를 주도하는 협회는 네트워크 프로그램과 운영협의회, 연구회 모임, 과제 발굴 등 전반적인 모임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현장 목소리가 정부에 전해질 수 있도록 정부와의 연결고리 역할도 자처한다. 현재는 △SOC △아날로그 반도체 △스마트센서 △인프라 등 4개 분과로 분류해 분과 당 5~6명이 모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운영협의회와 연구회 분과에는 최기창 서울대 교수, 정희운 호서대 교수 등 학계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하나마이크론 등 업계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연구기관이 포함된 산학연이 공동의 목표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 사업은 지난해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올해부터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이 안에서 활동하도록 돕고,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정책 제언도 듣고 있다”며 “내년에는 참여 인력 풀을 늘리고, 모임의 내실을 더 다지려고 한다. 개방형 모임인 만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관심 있고, 의견을 낼 수 있다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으니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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