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공·숙소·PCR검사까지...정부, 중국 출장기업인 첫 '패키지 지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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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항공·숙소·PCR검사까지...정부, 중국 출장기업인 첫 '패키지 지원' 나섰다

박경은 기자 입력 : 2020-11-23 00:00:00
  • 중국 난징·청두 출장 기업인 대상 패키지 제공

  • 25~27일 왕이 방한 앞두고 한·중 교류 활성화

  • 항공편·방역 숙소 예약 및 PCR 검사 접수 지원

  • 이달 말 톈진·칭다오 등 中 내 출장 지역 확대

  • 2주간 격리 필수...비용은 전액 기업인 자부담

정부가 중국 난징(南京)·청두(成都)로 출장을 떠나는 국내 중견·중소 기업인을 대상으로 '중국 입국지원 패키지' 프로그램을 처음 운영한다.

항공·여행업계와 손을 잡고 중견·중소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중 정기 항공편 좌석 및 방역 숙소 예약, 코로나19 PCR 검사 접수 등을 모두 지원하는 게 골자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톈진(天津) 칭다오(青島) 등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까지 패키지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대기업 인력 출장을 위한 패키지 지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25~27일 방한 일정에 맞춰 한·중 양국 간 교류가 본격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지난해 8월 20일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불안정한 중국 출장 환경 개선차 마련

22일 기업인출입국종합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12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레드캡투어 등 여행업계와 함께 국내 중견·중소 기업인들의 난징·청두 출장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지원 내용은 △비자 수속 대행 및 절차 안내 △항공편 좌석 예약 및 발권 대행 △현지 방역 숙소 예약 지원 △출국 전 PCR 검사(2회) △공항 샌딩 및 여행자보험 가입 △귀국 시 자가격리 면제 신청 안내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간 항공편 예약 지원 따로, 보험 가입 지원 따로, PCR 검사 접수 지원 등을 각각 따로 했던 것을 하나로 모두 엮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한국발(發) 기업 전세기가 중국 민항총국의 허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잇달아 발생하자 이에 따른 여파로 중견·중소 기업인들의 중국 출장 어려움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 이번 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재유행에 당분간 한국발 전세기 입국 신청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기업 전세기는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단체로 입국하기 때문에 (중국이) 방역을 우려, 허가를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국발 전세기 입국 신청을 앞으로 아예 안 받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인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안정한 중국 출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센터는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 난징과 청두 지역 출장을 원하는 기업인들에게 한·중 정기 항공편 좌석 등 예약을 지원하고 있다.

난징 출장을 원하는 기업인은 내달 한 달간 매주 일요일(6·13·20·27일)에 출발하는 정기 항공편을 이용해 출국할 수 있다. 청두 지역은 다음 달 매주 목요일(3·10·17·24·31일)에 출발하는 정기 노선을 탑승해 출국하면 된다. 요금은 편도 항공권과 PCR 검사 2회, 공항샌딩 등을 합해 1인당 각 81만원, 140만원으로 전액 기업인이 부담해야 한다.

 

[사진=기업인출입국종합지원센터]


◆왕이 방한 맞춰 한·중 교류 활성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출국한 기업인들은 현지 도착 후 지정 격리 호텔에서 14일간 필수적으로 격리해야 한다. 양국 기업인에 대한 격리 기간 단축을 핵심으로 하는 한·중 신속통로(패스트트랙) 제도와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이보다 앞서 센터는 지난달 22일 이후 국내 기업인들의 일본과 싱가포르 출장도 지원해왔다. 한·일 특별입국 비즈니스트랙 지원 패키지 프로그램의 경우 지난 20일 오후 기준 총 80여명이 신청했고, 이를 통해 총 39명의 기업인이 이미 오사카(大阪)와 나리타(成田)로 출국했다.

국내 가전업체 '스타리온', 전자부품제조업체 '대동전자' 등 기업이 각각 이달 4일 오사카와 17일 도쿄로 출장을 떠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오는 30일엔 바이오 벤처기업 '마크로젠' 관계자 또한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도쿄 출장길에 오른다.

정부는 약 2~3주 후 톈진과 칭다오 등 중국 타 지역으로의 기업인 출장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왕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25~27일 2박 3일간 공식 방한하며 눈길을 끈다. 왕 외교부장의 공식 방한은 지난해 12월 4~5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외교부는 "이번 왕 위원의 방한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중 고위급 간 소통을 이어가면서 양국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가에서는 왕 외교부장이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 측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일정을 조율하고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미·중 갈등 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 동맹 강화 움직임과 왕 외교부장의 이번 방한이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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