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저축은행 업계 애로사항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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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저축은행 업계 애로사항 듣는다

김해원 기자 입력 : 2020-10-21 19:00:00
  • 저축은행 각사에 제도개선 과제 제출 요청

  • 대주주 요건 M&A 규제 완화 등 논의 예정

  • 업계 의견 반영…연내 발전방안 발표 계획

[사진=아주경제 DB]

금융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저축은행의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현장의 의견을 듣는다. 저축은행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연내 대주주 요건 인수·합병(M&A) 규제 완화 등의 혁신 과제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규제혁신을 위해 마련된 금융위 옴부즈맨이 저축은행 각 사에 발전방안 추진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달 말까지 각 사의 의견을 취합해 금융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올해 초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한 '저축은행 발전방안'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혁신 회의는 저축은행 업계의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초 금융위는 상반기 저축은행 간 M&A 규제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발표를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가 지난 9월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강화 등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발표하자 업계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또한 금융위는 지난 7월 신용협동조합의 대출 가능 지역을 10개 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신협의 요청사항을 대부분 개선해준 바 있어 저축은행 업계의 의견도 최대한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옴부즈맨 회의를 통해 저축은행 업체들은 M&A 규제·영업지역 규제 해제, 지방 저축은행 활성화 방안, 양극화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1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직접 저축은행 CEO들과 간담회를 통해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이번 의견 청취를 통해 정책 발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업계 규제 강화 명분으로 코로나19 장기화를 꼽았지만 업권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규제 완화는 여전히 제자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양극화 해소 방안이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지방은행의 수익을 뛰어넘을 만큼 성장했지만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지방 저축은행들은 양극화 해소 방안을 중점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상반기 전국 저축은행 79개사의 총자산은 82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5조원 넘게 증가했지만, 수도권에 위치한 업계 상위 10개사의 비중이 46%에 달한다. 이들 상위 10개사가 저축은행 업권 당기순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지방은행 살리기를 위해서도 M&A 규제 혁신 과제는 시급하다. 현행 규정상 동일 대주주는 3개 이상 저축은행을 소유·지배할 수 없고, 영업구역이 다른 저축은행 간 합병도 금지돼 있다. 금융위도 코로나19 위기로 지방 저축은행의 부실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M&A 규제완화는 연내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또한 저축은행이 합병을 통해 영업구역을 늘리는 안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개선방안이 추진될 경우, M&A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JT저축은행과 민국, 대원, 머스트삼일, 유니온, 대아저축은행 등 10여개 은행 매물도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원매자가 있으면 매각에 나설 의향을 가진 곳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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