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인텔 기술·생산능력 접목한다면 세계 2위 지위 확보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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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인텔 기술·생산능력 접목한다면 세계 2위 지위 확보될 것”

유진희·류혜경 기자 입력 : 2020-10-20 09:59:43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을 10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SK하이닉스의 이석희 사장이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세계 2위권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D램 위주의 수익 구조도 개선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20일 임직원에게 보내는 ‘D램·낸드플래시 양 날개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비상합시다’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한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D램 못지않은 지위를 확보하자”며 “기업가치 100조원의 기업으로 만들자”고 역설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이날 인텔의 낸드 메모리와 저장장치 사업을 인수를 위한 양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낸드 SSD,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팹 등이며, 인수 총액은 90억 달러이다.

이 사장은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서로의 강점을 살려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우선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규제 승인을 받으면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SSD 관련 IP 및 인력 등)과 중국 다롄팹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한다.

이후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2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 R&D 인력 및 다롄팹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인텔은 계약에 따라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팹 메모리 생산 시설에서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를 보유한다.

인텔로부터 낸드플래시 사업을 완전히 인수하게 되면 단숨에 세계 2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을 인수한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순위는 삼성전자(33.4%), 키옥시아(17.2%), WDC(15.5%), SK하이닉스(11.7%), 마이크론(11.5%), 인텔(11.5%) 순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세계 2위의 업체다. 그러나 D램 위주의 사업 구조로 낸드플래시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1위 삼성전자 43.5%, 2위 SK하이닉스 30.1%,, 3위 마이크론 21%, 4위 난야 3.2%, 5위 윈본드 0.8% 등이다. 

이 사장은 “인텔은 기업형 SSD(ESSD)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인텔의 기술과 생산능력을 접목해 ESSD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하이닉스는 낸드사업에서 D램 못지않은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사 간 조직통합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도 “양사 간의 무리한 조직통합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인텔은 중국 다롄에 3D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인텔이 다롄 공장을 매각한다면 인텔 사업구조의 무게 중심은 비메모리 반도체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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